사람이 꿀잼하는 도시에서 살고 싶습니다
사람이 꿀잼하는 도시에서 살고 싶습니다
  •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 승인 2024.06.2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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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지난 26일 충북참여연대 주관으로 민선 8기 청주시장 평가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필자는 복지분야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을 준비하면서 소위 `꿀잼도시'라는 슬로건으로 재미난 청주를 만들겠다는 청주시의 시정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꿀잼은 요즘 유행하는 인터넷 용어다. 어떤 것이 매우 재미있다는 신조어다. 반대로는 노잼이라 한다. 그렇다면 청주시가 꿀잼도시로서 무얼 하고 있는가.

주로 문화 여가 측면에서 꿀잼은 부각되고 있다. 눈썰매장, 노천수영장, 캠핑장 유치 등. 문제는 단순히 일회적 즐기는 것만이 꿀잼이라 말할 수 있는가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것이 걱정 없이 안락한 기본적 생활을 영유하고 그 속에서 삶의 재미를 녹여 낸다면 더욱 `꿀맛' 나는 삶이 되지 않겠는가.

일테면 부모를 부양하는 가족의 부양부담이 없어야 한다, 장애아동을 돌보는 부모가 낮에 편안히 맡길 곳이 있어야 한다, 일상에서 건강 걱정이 없어야 한다와 같이 다양한 걱정을 해소해 주는 것 역시 꿀잼까지는 아니어도 노잼의 삶은 아니겠는가.

청주시 복지분야 대표 공약을 통해 몇 가지 내용을 살펴보자. `청주형 노인 통합돌봄체계 구축'과 `노인 일자리 통합정보제공체계 구축' 사업은 100% 공약이행 사업으로 청주시는 평가하고 있다. 청주시에서는 더 이상 돌봄과 노인 일자리 분야에 있어서 걱정이 없는 도시가 되었다는 말일까.

청주시를 비롯한 충북 도내 대다수의 기초지방정부는 고령사회로 인해 자녀의 부양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청주형 통합 돌봄이라는 정책적 과제는 시의적절한 중요한 아젠더다. 청주시가 적극적으로 위 정책을 완성한다면 고령사회에 맞는 과제를 해결함으로써 그 가족의 꿀잼적 생활을 이끌어 줄 수 있다. 더불어 이른 나이에 은퇴한 부모를 위한 사회적 참여 활동을 일자리나 봉사로 할 수 있다면 부양부담은 줄어든다.

노년의 삶은 말 그대로 `노잼'의 삶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건강과 경제적 문제, 사회로부터 단절로 인해서다. 노잼일 수밖에 없다. 연금을 받거나 생활적 여유가 있다면 나름의 꿀잼을 만들겠지만 대다수 노인은 그렇지 못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장애인분야에서는 민간이 설립한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2개의 주간보호시설에 운영비와 인건비를 지원함으로서 공약 100% 달성이라 한다. 청주시 발달장애인은 5340명이고 2개 시설 지원을 합해 10개 시설에서 최대 200여명을 수용하는 수준이다. 장애인 재활병원 건립도 필요하고 유의미한 공약이다. 문제는 복지부 공모사업 선정 시 진행하겠다 하는데 공모 주체는 충북도여야 하는 사업이다. 충북도가 의지가 없거나 공모에서 탈락하면 청주시 공약은 어떤 형태로 존재해야 하는가.

사회복지종사자 장려수당 대상자 확대, 상해보험 가입, 도시보건지소를 건강생활지원센터로 기능전환 등은 유의미한 정책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업은 기존 사업 이름을 바꾸거나 국비지원사업의 연장이거나 공모해서 안되면 그만인 사업들이 많다.

공약은 청주시의 중장기적인 미래를 만들어 가는 중차대한 정책과제여야 한다. 전반적인 공약들은 미래지향적인 상이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겠다 `청주형'을 붙였지만 그에 맞는 시스템, 예산, 인력이 보강되지 않고 있다. 기존 사업을 다른 이름으로 재정리하는 식의 보여주기식 성과공약의 한계를 보인다. 단편적인 사업을 넘어 시스템적 사회안전망적 사업이 보이지 않음도 문제다. 복지는 다양한 생애주기의 삶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청주에 사람이 살고 있다. 사람이 꿀잼하는 방향과 방식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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