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천 상류 '늦반딧불이 천국'
달천 상류 '늦반딧불이 천국'
  • 김성식 기자
  • 승인 2010.09.12 22: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보 취재팀 집단 서식지 2곳 최초 발견
학계, 전문조사·주변환경 보호 등 주장

갈수록 개체수가 줄어들어 일부 서식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희귀곤충 '늦반딧불이'가 달천 상류에서 집단 서식하고 있음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달천 상류지역을 천연기념물 보호구역 후보지로 지정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보 취재팀은 지난 3~11일까지 1주일여에 걸쳐 달천 상류지역에 대한 집중 취재를 실시한 결과 괴산군 청천면 리에서 리에 이르는 하천변과 보은군 속리산면 리 앞 하천변에서 늦반딧불이의 집단 서식지를 발견, 수컷들의 발광(發光) 장면과 애벌레가 달팽이를 잡아먹는 장면을 포착했다.<사진>

특히 괴산 청천에 있는 서식지는 약 3km쯤 이어진 하천변으로, 이곳에서는 하루 평균 2백 마리 이상의 수컷 성충과 5백 마리 이상의 애벌레가 관찰될 정도로 서식지 규모가 크고 개체수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은 속리산면의 서식지는 하류의 청천 서식지보다는 규모(면적)는 작으나 이곳에서도 하루 최소 70~80 마리의 성충과 2백여 마리의 애벌레가 관찰됐다.

늦반딧불이는 6~7월에 주로 나타나는 애반딧불이에 비해 몸길이가 두 배가량(15~18mm) 큰 데다 배 끝 부분에 있는 발광기(2마디로 돼 있음)도 눈에 띄게 커 빛을 발할 때의 반딧불도 더욱 밝고 뚜렷한 게 특징이다. 성충들은 대부분 비가 오지 않는 초저녁 밤시간대에 목격됐다. 아직 성충으로 자라지 않은 애벌레들은 주로 육상 달팽이나 고둥류를 잡아먹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벌레 역시 배 끝에 발광기가 있어 밤에 활동하는 모습을 어렵잖게 관찰할 수 있었다.

소식을 접한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연구실 안승락실장(곤충학)은 "예전엔 개체수가 많았지만 요즘은 거의 사라져 성충이든 애벌레든 한 지역에서 수백 마리씩 관찰되는 집단 서식지는 매우 드물다"며 "학술적 가치가 큰 만큼 전문조사와 함께 먹이사슬과 주변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특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