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얼마나 두꺼운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할 즈음이면 노래 한 곡이 떠오른다. 이번 글의 제목이기도 한 ‘별빛이 내린다.’라는 노래로 인디밴드인 안녕바다가 2010년에 발매한 노래다. 별빛이 내리는 모습을 묘사하듯 가성으로 ‘샤랄랄랄라~’라고 부르는 후렴구를 처음 들을 때면 추운 겨울날 가족과 캠핑했을 때 봤던 별똥별이 떠오른다. 추운 겨울 밤, 오들오들 떨면서 기다렸지만, 상상한 것처럼 ‘비 오듯’ 별똥별이 떨어지지 않았어도 즐거웠던 기억을 뒤로 하고, 오늘은 12월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최대 천문 이벤트인 쌍둥이자리 유성우에 관해 이야기하려 한다.
흔히 별똥별이라 부르는 유성은 우주 공간에 있던 물체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때 주변 대기가 밝게 빛나는 현상을 의미하며, 유성우는 특정 시기에 특정 지점을 중심으로 평소보다 많은 유성이 떨어지기에 약간의 과정을 더해 비 우(雨) 자를 붙여 유성우가 되었다. 각각의 유성우에는 사자자리 유성우, 쌍둥이자리 유성우처럼 별자리의 이름이 붙어 있다. 사실 유성우는 지구의 대기권에서 생기는 현상으로 특정 별자리와는 연관성이 없지만, 유성들의 궤적을 길게 이었을 때 모이는 점인 복사점의 위치가 거의 일정하기 때문에 그 부근 별자리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1월의 사분의자리 유성우, 8월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11월의 사자자리 유성우와 12월의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대표적이다.
매년 12월에 관측할 수 있는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소행성 파에톤의 영향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파에톤은 지구에 상당히 가까이 다가오기에 지구 위협 천체로 분류되어 있으며, 평균 지름이 6km가 넘는 큰 소행성이다. 파에톤이 태양에 근접했을 때 최대 750도까지 가열되어 팽창하며 파편이 생기고, 파편이 우주를 유영하다 지구 중력의 영향으로 지구에 떨어지면서 유성우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12월 13일에서 14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관측할 수 있고, 복사점인 쌍둥이자리의 알파 별(별자리를 구성하는 별 중에서 가장 밝은 별) 카스토르(오른쪽 쌍둥이의 머리에 위치한 별) 부근에서 방사되는 것처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빛 공해가 적고 하늘에 구름이 없는 등 이상적인 관측 환경에서 1시간 동안 관측할 수 있는 유성의 개수(ZHR: Zenithal Hourly Rate)는 약 120개로,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1월 초에 있을 사분의자리 유성우와 더불어 가장 많은 유성을 볼 수 있는 천문 이벤트이다. 하지만 올해 관측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달이다. 12월 13일은 보름 직전이기에, 보름달과 비슷하게 밝은 달이 뜰 예정이다. 쌍둥이자리는 오후 8시 동쪽에서 떠서 새벽 2시에 남쪽 하늘로 달을 따라서 이동하기에 달이 지나간 곳을 관측하면 쌍둥이자리 유성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별똥별을 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널리 알려져 있다. 유성이 떨어지는 찰나에도 빌 수 있을 만큼 간절하고 고심하고 있는 일이라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일 것이다. 마음속에 품고 있는 소원이 있다면 이번 쌍둥이자리 유성우를 관측하며 빌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