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는커녕 가을산에 버섯이 없다
송이는커녕 가을산에 버섯이 없다
  • 심영선 기자
  • 승인 2024.09.18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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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도 웃도는 폭염·늦더위 포자 못틔워
괴산 농가 “추석 전 판매 못한 적 처음”
송이 1㎏당 130만원 ↑ … 잡버섯도 귀해

올해 가을산엔 예년과 달리 송이버섯이 없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송이버섯 주산지로 유명한 괴산군 청천면과 칠성면 일부 채취 농가들이 일찌감치 채취를 포기하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지난 추석에도 이 지역은 물론 관내 주민들도 송이버섯을 구경하지 못했다.

주민들은 “해마다 송이버섯을 채취한 지역을 집중적으로 확인해 봐도 씨가 말라 보이지 않고 낙엽만 나뒹굴고 있다”고 했다.

주민 A씨(청천면)는 “올 여름은 강수량이 부족한 탓인지 산에 올라봐도 송이를 찾을 수 없다”며 “아예 포자가 자라지 못한 것 같고,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가을 송이버섯이 포자를 틔우기 위해선 적당한 습도와 함께 20도 안팎의 기온이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올 여름엔 연일 33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된데다 가을 추석연휴를 넘어서까지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송이버섯이 포자를 틔우지 못하고 있다.

송이버섯 채취 농가들은 울상이다.

30년 넘게 송이를 채취해 온 B씨(청천면)는 “추석 전에 송이를 못 판 건 올해가 처음”이라며 “지금 같은 날씨가 이어지면 앞으로 열흘 뒤에나 채취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추석 이후 시작될 송이 공판 가격도 1등품을 기준으로 ㎏당 130만원을 호가할 거라는 전망이나오고 있습니다.

이뿐 아니다. 능이와 싸리버섯 등 잡버섯도 나오지 않으면서 청천면 관내 상가에서 버섯을 판매하는 상인들도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절기상 가을인 데다 땅이 습해 버섯이 포자를 틔우기 위해서는 70~80㎜ 이상의 비가 내려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주민 K씨(칠성면)는 “올해는 송이버섯은 물론 잡버섯도 구경하기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라며 “절기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버섯 채취는 올해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괴산 심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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