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기 유치 이상득<한나라당 국회의원(포항)·MB의 친형>을 넘어라
가속기 유치 이상득<한나라당 국회의원(포항)·MB의 친형>을 넘어라
  • 남인우 기자
  • 승인 2008.10.22 2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 포항과 경쟁… 정치적힘 가세땐 불리
충북도, 과학벨트 핵심시설… 유치 올인

전문가들 "화강암층·접근성 등 최적입지"

충북도가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오창차세대가속기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전문가 간담회도 개최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상대가 만만치 않다.

유치경쟁에서 경북 포항을 이겨야 한다. 포항은 대통령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지역구. '만사형(兄)통'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이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실세 가운데 실세다. 이 의원이 가만히 앉아서 충북에 가속기를 내줄리 없다.

충북이 가속기 유치에 나선 것은 가속기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시설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충북은 이미 용지를 마련하고 정부 설득에 나서고 있다.

오창이 단단한 화강암층으로 구성됐고, 국토의 중심이라 접근성이 뛰어난 점, 국제네트워크 구축시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상당수 학자들도 충북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포항에 설치된 가속기는 지반이 침하돼 불안정하고 시설이 낡아 견고한 지반을 갖춘 지역에 가속기를 건립해야 한다는 게 과학자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포항이 걸림돌이다. 포항은 자신들 지역에 설치돼 현재 운영중인 가속기를 업그레이드해 사용하는 게 낫다며 가속기가 다른 지역에 건립되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침하되는 지반은 막을 수 있다고 포항은 주장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충북 편을 들어주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것은 포항 뒤에 이명박 정부의 실세인 이 의원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국책사업이 정치적 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을 수차례 목격했던 터라 이번에도 이 의원의 힘이 작용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의원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메인화면을 가속기 사진으로 꾸미는 등 가속기에 애착을 보이고 있다.

21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오창 방사광가속기건립 추진위원 회의에서도 이 의원을 걱정하는 얘기들이 오갔다.

정정순 충북도 경제통상국장은 "포항에는 커다란 바위가 버티고 있다"며 이 의원의 존재를 강조했다. 정 국장은 "과학자들이 방사광 가속기 신축에 공감하면서도 정부를 향한 의견개진에 소극적인 것도 정치적인 힘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도는 오창의 가속기 건립을 지속적으로 건의하면서 포항과 '윈원'하는 전략도 병행하기로 했다. 오창에는 가속기를 건립하고 포항에 설치된 가속기는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포항과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항이 업그레이드를 주장하면서 속내는 포항에 새 가속기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어 충북의 '윈원'전략이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도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이상득'이라는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가속기란

전자나 양성자와 같은 전하를 띤 입자를 강력한 전기장을 이용해 높은 에너지로 가속시키는 장치다. 가속기가 건립되면 생산유발 6조7000억원, 고용 13만7000명의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