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무시당해 심적고통"
"어릴적부터 무시당해 심적고통"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10.2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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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서울 논현동 고시원 칼부림 사건 수사발표
가정환경·생활고 원인… 영화 속 범행 참고 모방

서울 논현동 고시원 칼부림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21일 2차 브리핑을 갖고 피의자 정모씨(30)의 범행 동기와 배경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김갑식 강남경찰서 형사과장은 이 자리에서 "정씨의 범행 동기를 크게 가정환경과 건강 등 개인적 이유, 생활고 등 금전적 이유 등 2가지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어릴 때부터 주변 사람으로부터 무시를 많이 당해 심적 고통이 컸다. 그래서 다름 사람을 살해하려고 범행도구를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중학교 때 2차례에 걸쳐 자살을 시도한 바 있으며 이후 월 1회 정도 극심한 두통에 시달려 두통약을 자주 복용해왔으나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은 없다.

경찰은 그러나 '주변에서 무시받고 소외됐다는 정씨의 주장은 전화통화로 확보한 정씨 부모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아 정씨 가족 소환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경남 합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정씨의 부모는 "우리 아들이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또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아 이에 대한 걱정도 했으나 치료비 30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따로 치료는 받지 않은 채 증세가 계속 진행돼온 상태였다.

정씨는 주차관리요원, 식당 종업원 등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월 120∼130만원 정도의 수입으로 생활했고, 지난 4월부터는 이마저도 그만둬 수입원이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월세 1개월, 휴대폰 요금 연체금 60만원, 향군법 위반 벌금 150만원을 내야 하는데다가 향군법 위반 조사를 받으면 벌금이 또 늘어날 것이고 하지정맥류 치료도 받아야 하는 등 지출 항목이 계속 늘어나자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라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경찰조사에서 평소 공포영화, 액션영화를 좋아했으며 2005년 4월 개봉한 이병헌 주연의 영화 '달콤한 인생'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 범행 및 도구 선택 과정에서 참고했다고 진술했다. 또 피해자들과 원한 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친분이든 원한이든 입주자들과 거의 아무런 관계나 교류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정씨에 대해 살인 및 방화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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