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의회가 여·야 정당간 사사건건 부딪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방의회의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다시금 힘이 실리고 있다. 소속 정당의 유불리만을 따지느라 `충주발전과 시민행복'이라는 의회 본연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충주시의회 후반기 의장선거에서 국민의힘 김낙우 의원이 같은 당 강명철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재적의원 19명(국힘 11명, 더불어민주당 8명) 전원이 출석한 가운데 1차 투표는 김 의원이 9표, 강 의원이 9표, 기권 1표로 나와 재투표가 실시됐으며, 2차 투표에서는 국민의힘 당론을 거부한 반란표와 민주당 의원 전원의 후원에 힘입어 김 의원이 10표를 얻으며 9표에 그친 강 의원을 눌렀다.
이같은 결과에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이라는 속내가 깔려 있다.
이로써 충주시의회는 국민의힘 9명, 더불어민주당 8명, 무소속 2명으로 재편됐으며, 충주시의 정책방향도 무소속 2명의 투표 향방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회 내에서도 문제지만 정당의 직접적인 시정간섭도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키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주지역위원회가 충주시의 행정조직 개편 추진을 비판하고 나서자 지나친 지방행정 개입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시의회 차원에서 논의하고 해결할 일을 지역위원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시장 임기까지 거론하는 등 정치적 의도가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충주시는 관련 법령 개정에 따른 자치조직권 확보와 행정 전문성 강화를 위해 현재 9국 47과의 조직을 11국 50과로 확대 개편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충주지역위원회 노승일 위원장과 소속 시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충주시가 무리한 조직개편을 추진한다고 비판했다.
이 자리에서 차기 시장출마가 예상되는 노승일 지역위원장은 현 조길형 시장의 임기를 거론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대규모 조직개편을 하는 것은 남은 임기동안 줄 세우기와 보은인사라고 주장했다.
충주시공무원노조는 시 집행부와 시의회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논의해야 할 일을 민주당 지역위원장이 시장 임기를 거론하며 행정적 일을 정치적으로 접근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들도 지방행정의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으니까 집행부와 의회가 논의해야 할 사안까지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 같아 아쉽다는 반응이다.
온전한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의원들의 자질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이 바로 정당공천제의 폐지다. 중앙에서 벌어지는 정치행태가 고스란히 지방의회에서도 재현되고 있으니 시민들의 한숨소리만 늘고 있다.
공허한 기대이겠지만 선거에 나설 때 수없이 고개숙이고 악수하며 시민들에게 약속했던 `오직 시민만 바라보고 뛰겠다'던 각오를 잊지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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