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정체기다. 오늘은 정체기를 한 번 총정리를 해보자.
일단 정체기란 어떤 이유로든 다이어트 도중에 체중 감량이 현저하게 느려지거나 아예 멈추거나 심지어 약간 되돌아오기도 하는 현상을 말한다.
정체기가 오는 형태는 여러 가지인데 첫째는 다이어트 시작하자마자 1주일만에 2~3㎏ 넘게 쫙 빠졌는데 그 이후로 안 빠지는 경우다. 사실 이건 대부분 내 몸 안의 수분이 빠진 것이지 실제로 지방이 빠진 것은 아니므로 이건 애초에 살이 빠진 게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초반만큼 안 빠지는 체중을 보고 당황하는데 이건 사실 정체기가 아닌 것이다.
본격적으로 지방이 빠지는 것은 6주 이후다. 페닝턴연구소의 2012년 연구에 따르면 다이어트 시작 후 첫 4~6주 동안은 체중이 많이 내려가는데 빠지는 것은 대부분 체수분, 글리코겐, 단백질이고 6주가 지나면 체중 감량 속도는 느려지는 대신 지방이 많이 빠지기 시작한다.
다음 두 번째는 다이어트 중후반에 다이어트를 한지 몇 개월 되었고, 빠지긴 하는데 처음에는 2~3주에도 2~3kg씩 매일매일 변화가 보이게 빠지더니 지금은 1~2kg 정도, 심지어 500g 정도로 속도가 확 줄었다는 경우다.
이건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인데 예를 들어 전교 꼴등이 공부를 처음해서 0점에서 40~50점 되기는 쉽지만 40~50점에서 90점 가는 건 똑같이 40~50점 올리는 것인데도 공부를 몇 배 이상 더 해야 한다.
즉 살을 많이 빼서 더 날씬해질수록 살 빠지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100㎏인 사람이 5㎏ 빼는 거랑 50kg인 사람이 5㎏ 빼는건 천지차이다. 그래서 뒤로 갈수록 느려져도 문제는 없다. 이건 정체기도 아니고 해결할 대상도 아니다.
세 번째 케이스는 “나 진짜 거의 안 먹는다. 원래 하루 2500칼로리 먹었는데 다이어트 시작하면서 1500칼로리 먹었다. 그런데 중간에 안 빠져서 1000칼로리로 다시 줄여서 먹었더니 초반에는 좀 빠지다가 지금은 또 안 빠진다.” 이건 진짜 정체기가 맞고 metabolic adaptation 대사적응이라고 한다. 우리 생각에는 하루에 쓰는 양이 딱 정해져 있어서 그 이상으로 먹으면 남아서 살이 찌고 그 이하로 먹으면 에너지 모자른 만큼 살빠진다 생각하는데 인체는 굉장히 효율적인 구조로 만들어져 있어서 들어오는 에너지가 줄어들면 거기에 적응해서 신진대사를 싹 다 줄여버린다. 영국의 비만 전문 외과의인 앤드류 젠킨슨의 저서 식욕의 과학을 보면 칼로리만 따질 게 아니라 먹는 종류를 바꾸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식단에서 채소 통곡물 비중을 많이 늘리고 설탕류를 확 줄여야 한다. 또 잠을 제시간에 규칙적으로 잘 자야 하는데 밤 11시 이전에는 꼭 자야 한다.
여기에 더해서 간헐적 단식을 해서 혈당과 인슐린 조절을 해주면 살이 더 빠지기 쉬운 몸이 될 수 있는데, 이런 것 없이 칼로리만 조절하면 결국 대사적응 때문에 정체기가 계속 더 자주 오게 된다.
마지막으로 정말 어려운 정체기가 바로 항상성 문제다. 우리 몸은 원래 같은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어서 체중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줄어들면 브레이크를 건다. 가장 좋은 해결법은 운동이다. NYIT의 2022년 연구를 보면 운동은 항상성을 좋은 의미로 깨뜨리고 강제로 몸이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도록 만든다. 이렇게 운동으로 훈련된 몸은 체중이 내려가더라도 금방 적응해서 다시 감량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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