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검경수사권이 조정된 후 경찰은 1차 수사 종결권을 갖게 되었고, 검찰은 부패범죄와 경제범죄 등 일부에 관해서만 수사권을 갖게 되었다.
당시 경찰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던 터라 경찰에서 위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의견을 물어 왔던 적이 있었다. 솔직하게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갖는 것에 대해 우려를 했던 것이 사실이고 여전히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차적으로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고소, 고발 사건이 모두 경찰로 일원화되었고 이에 따라 업무량이 늘어나 일선 수사관의 수사에 대한 열의가 줄어들기도 하였고 그로 인해 사건 처리 시간도 상당히 증가하고 말았다.
수사관 입장에서는 과중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성과에 대한 보상(승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위 문제들이 쉽사리 개선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 수사관은 경제범죄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민사사건으로 처리하면 되지 왜 고소, 고발까지 하느냐고 이야기하는 경우까지도 있다.
또한 경제사건의 경우 상당한 민법 지식이 필요한데 경험이 부족한 수사관의 경우 이러한 것을 처리할 정도의 수사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한편 고소인이나 고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사건의 공범이 여러 명이거나 범죄 행위가 여러 가지인 경우 경찰 내부 분장에 따라 각 담당 부서가 나누어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청주에서는 피고소인이 시청 공무원인지 도청공무원인지에 따라 담당이 달라져 각기 다른 경찰서에서 수사가 이루어지는 경우까지도 생긴다.
이런 일들은 검찰에 고소를 할 수 있었다면 특별히 고려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었을 것이다.
한편 피고인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경찰에 종결권이 있는 경우 번거로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같은 피고인이 일정 기간에 같은 유형의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관할서가 나누어지는 경우, 9월의 범죄 행위는 부산법원에서 기소되고 10월, 11월의 범죄는 청주법원에 기소가 되기도 하는데 이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주소지에서 먼 법원에 출석해야 하는 불편도 있지만 그것 보다도 각 형을 받는 경우 병합하여 하나의 형을 받은 때보다 불이익을 당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사건을 병합해야 할 필요성이 생기는데 이 경우 각 법원의 토지 관할이 달라 대법원에 이에 대한 허가를 신청 해야 하고 이에 따라 재판 일정도 크게 늦춰지는 등 사법행정의 비효율까지 발생한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수사를 경찰이 하느냐 검찰이 하느냐 중요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핵심은 수사권 조정으로서 국민에 대한 서비스 질이 향상되었느냐 하는 것이다.
최근 검찰의 신뢰가 바닥을 찍으며 검찰이 직접 수사권을 갖고 있던 2대 범죄에 대한 것도 수사권을 제거하고 기소와 공소 유지 기능만 남겨 검찰의 기능을 기소청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움직임이 국민의 이익 보다는 정치 논리에만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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