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가정환경, 작업환경 등 온갖 곳에 환경을 붙인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호해야 한다는 환경은 정확히 어떤 환경을 뜻하는 것일까? 정확한 뜻을 알아야 진정한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환경'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았다. 국어사전에서 정의하는 환경이란 `생물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를 뜻한다.
우리가 흔히 보호해야 한다고 매일 귀가 닳도록 듣는 환경이란, 사전적 정의를 빌리자면 대부분 첫 번째의 `자연적 조건'을 뜻할 것이다.
매일 보는 TV 등 영상매체에서는 심각한 폭염으로 땅이 갈라지는가 하면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갈 곳을 잃은 장면을 자주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심각하다거나 이미 늦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보고 듣는다고 해서 환경보호를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이 갑자기 생기지는 않았다. 나는 여전히 맛있는 음식을 먹고, 쾌적한 집에서 침대에 누워 한발짝 떨어진 채로 그 장면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때론 지겹다고 생각할 때도 있었다. 내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직접적인 불편을 겪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분명 나도 기후변화로 인해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올해 유독 피부로 느껴졌던 것은 무척 길고 더웠던 폭염과 나를 집어삼킬 것 같은 폭우였다. 이번 여름은 잠시라도 밖에 있으면 땀을 비 오듯이 흘렸고 노랫소리 같던 빗소리가 경보음처럼 들리는 듯했다. 이번 추석은 살면서 처음으로 반팔을 입었다. 식재료값이 폭등해 철마다 먹던 맛있는 음식들도 즐기지 못했다. 올해는 나도 북극곰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겪은 불편들은 진정한 의미의 환경보호를 되새기게 했다. 환경의 두 번째 사전적 정의가 떠오른다.
가뭄에 땅이 갈라지고 빙하가 녹는 일은 나에게는 당장 아무 문제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와는 연관이 없다고 생각한 `자연적 조건'이 `생활하는 주위의 상태'에 거대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진정한 환경보호란 자연환경을 지킴으로써 내 생활환경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나의 생활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노력하고자 한다.
우리는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과학적으로 자세히 알지는 못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정확히 알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조금 불편해도 일회용품을 줄이고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등 굉장히 간단한 노력이다. 나의 작은 노력으로 내 생활을 지킬 수 있다는 데도 실천하지 않으면 그만큼 후회되는 일도 없을 것이다.
앞으로 더 뜨거운 폭염, 더 위험한 폭우를 경험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 일상 속에서 첫 번째, 두 번째 뜻을 모두 포함한, 진정한 의미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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