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자신의 의지나 노력과는 상관없이 무수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원치 않는 일에 휘말려 혹은 원치 않는 사람과의 만남으로 인해 20~30년 쌓아온 성취와 미래가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한다. 또는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타인에게 크고 작은 외상(trauma)를 줄 수 있는 것 또한 인생이다.
지금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잘 성취하고 있는가? 지금 있는 그곳에서 잘 나가고 있는가? 하고자 하는 일지 꼬여 잘 안되는가? 생각지도 못한 사건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가? 당신은 운이 좋은 사람인가? 운이 나쁜 사람인가?
# 나는 운이 나쁜 사람인가?
나쁜 일이 나에게만 일어날까, 하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조금 다르다.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에 등록 되어있는 16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빅데이터 연구 결과 일반인 두 명 중 한 명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치명적인 외상을 경험한다고 한다.
즉 2명 중 1명은 운이 없는 사람이다.
따라서 지금 두 명 중 한 명은 우연히 주어지는 교통사고, 강도, 공격, 질병, 전쟁 등으로부터의 생존자들인 셈이다.
일본의 변호사 니시나카는 그의 저서 `운을 읽는 변호사'에서 사람에게 행복과 불운을 안겨다 주는 `운'이 실재한다고 했다.
그는 변호사로 50년간 1만 명이 넘는 의뢰자의 삶을 지켜보면서 확실히 운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체득했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운을 도덕과학의 도덕적 과실과 도덕적 부채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 도덕과학
도덕과학(moralogy)은 일본 법학자 히로이케 치쿠로가 창안한 학문으로 도덕을 과학적으로 연구한다.
도덕과학에서 인간은 살아있는 한 도덕적 과실을 저지른다고 한다. 예를 들어 입시나 취업 시 여러 군데 지원하여 합격을 하는 경우, 자신에게 필요한 합격은 단 하나일 텐데 여러 군데에 지원해 합격하는 것은 개인의 이기심 때문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합격의 기쁨을 빼앗는 행위를 `도덕적 과실'이라 한다.
오늘 아침에 편안한 도로를 이용하며 출근한 것은 도로를 닦으며 흘린 누군가의 땀과 피 덕분이다.
오늘 먹은 채소는 누군가의 열심과 희생으로 덕분으로 가능했다.
실제로 사람의 생활 전반은 누군가의 `덕분'으로 가능해진다. 도덕과학에서는 이것을 `도덕적 부채'라 부른다.
니시나카 변호사는 이러한 도덕적 부채를 무시하면서 사는 사람은 운이 나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반면 도덕적 과실을 인지하고 감사하는 마음과 행동을 하면 운이 좋은 사람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 투수 오타니의 운
미국 프로야구에서 투수와 타자를 겸하며 세계 최고 연봉을 받는 오타니 쇼헤이. 그는 경기가 끝나고 나면 항상 운동장이나 대기실의 쓰레기를 줍는다고 한다.
왜 쓰레기를 줍느냐고 물어보니 오타니는 수줍게 웃으며 “이러면 제 운이 좋아져요”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2500년 전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Plato)은 좋은 운을 만나기 위해 누구에게나 친철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친절하세요. 왜냐하면 지금 당신이 만나고 있는 사람들은 당신보다 더 힘든 일을 겪고 있습니다.(Be kind, for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er battle.)”
운이 나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힘듦과 아픔에 빠져 있을 수 있다. 이에 삶을 비관하거나 냉소하기를 그만두고 쓰레기를 줍고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다가가면 어떨까.
좋은 운이 찾아오지 않을까.
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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