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저 시급은 9860원.
편의점에서 1일 8시간, 낮시간을 기준으로 주 5일을 근무하고 받을 수 있는 임금은 8시간의 주휴수당을 포함해 47만3280원이다. 한 달 30.5일 기준으로 약 206만원이 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열심히 일하면서도 최저임금 만큼의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벌이가 시원치 않아 장사해서 전기료, 임대료, 종업원 임금 주고 나면 자기 생활비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국민의힘)이 국세청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개인사업자 종합소득세 신고분 1146만4368건 가운데 860만9018건, 75.1%가 월 소득이 100만원(연 1200만원) 미만이었다. 이중 소득이 전혀 없다는 소득 0원 신고분도 94만4250건, 8.2%였다.
월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 자영업자 비중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9년에 610여건에서 2020년 661만여건, 2021년 794만여건으로 늘어나고 있다.
소득 0원 신고 건수도 2019년 64만건, 2020년 78만건, 2021년 83만건에서 2022년에는 94만여건으로 100만건을 넘어설 태세다.
이처럼 저소득 영세 자영업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은 내수시장의 장기 침체 탓이다. 코로나19 이후 삶의 패턴이 완전히 바뀐데다 고금리 기조로 중산층의 소비 여력이 없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은 고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때 저금리로 정책금융 지원을 한 것이 오히려 독이 돼 자영업자들을 위기로 몰아넣는 형국이다.
우선 동네 소규모 음식업소, 주점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2, 3차 문화가 없어지면서 개점휴업 상황을 맞게 됐으며 이때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지원받았던 정책자금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세계적인 고금리 기조에 따라 연리 1~2%로 지원받았던 대출 금리가 순식간에 6%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치솟으며 한계 상황을 맞게 된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실제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올해 들어 신용보증기금이 1~8월 사이 납부한 대위변제 금액은 1조9364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한다. 이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3조원을 넘볼 추세다. 대위변제는 신용보증기금이 보증을 서준 소상공인들이 은행에 돈을 갚지 못했을 때 기금이 대신 갚아주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 국내 내수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상품 소비를 반영하는 소매판매는 신제품 출시 효과를 보고 있는 통신기기와 컴퓨터 제품을 제외하면 대부분 부진할 전망'이라며 `내수 기업의 업황전망이 불투명하고 개인사업자의 (금융 채무) 연체율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영세자영업자들의 고난의 시간. 금융위원회가 마련해 2일 발표한 서민, 자영업자 대상 종합금융 지원 패키지가 더 확대 시행돼 회생의 계기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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