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한가위는 잘 보내셨나요? 부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은 좋은 일만 있으셨다고 맘 편히 생각하며 뒤늦은 명절 인사를 갈음해 보겠습니다.
사실 평소 글 쓰는 것에 대한 부담과 스스로 재능의 한계를 느끼며 살아왔었습니다.
쓰기와 달리 좀 괜찮은 것은 읽기 능력이라 다행히도 잡다하게 여러 분야의 책을 두루 읽으려고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번 한가위를 뒤로하고 돌아와 일본 작가인 마루야마 겐지(1943~)의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는 책을 다시 꺼내 읽어 봅니다.
책의 목차만 소개해 보면 `어떻게든 되는 시골 생활은 없다', `경치만 보다간 절벽으로 떨어진다', `풍경이 아름답다는 건 환경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텃밭 가꾸기도 벅차다', `지쳐 있을 때 결단하지 마라', `고독은 시골에도 따라온다',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깡촌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심심하던 차에 당신이 등장한 것이다', `친해지지 말고 그냥 욕먹어라', `엎질러진 시골 생활은 되돌릴 수 없다', `시골에 간다고 건강해지는 건 아니다', `불편함이 제정신 들게 한다' 입니다.
어때요? 흥미진진하죠? 읽고 싶으시진 않으신가요?
우리 민족 모두는 농·산·어촌(이하 `시골'로 용어 통일) 그 어딘가에 과거를 두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이런 말도 사라지는 순간이 오겠지만, 지금도 우린 쌀과 김치를 먹고 참기름, 들기름, 고춧가루를 사면서 “이거 국내산이에요?”라는 공허한 질문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추석은 어떠셨습니까? 고향에는 다녀오셨나요? 그 고향이 시골이 아닌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고향의 모습, 시골의 풍경, 가족의 형태는 그대로인가요?
“요즘은 다 기계로 농사짓고 세상 편해졌지.”라고 말씀하시면 아래의 내용은 안 읽으셔도 됩니다.
우리의 시골은 이상과 현실의 괴리로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은 너무 많아 글로 다 옮기지는 못하지만 농수산물값의 폭등 및 폭락, 농어촌 지역의 인프라(병원, 마트, 공공행정서비스 등)의 축소 및 폐지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도시에 사는 분들은 로켓 배송, 쓱세권 등이 일부 대도시에만 실시되는 것을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말은 “아버님댁에 로켓 배송 보내드려야겠어.”라는 말은 오답이 된다는 것입니다.
“되는데요?” 하시는 분들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마루야마 겐지의 책의 내용은 현재 진행형으로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습니다.
나이 들수록 도시에 살아야 하는 이유는 더 이상 시골에서 신선한 우유를 돈이 있어도 사 먹지 못하고, 구매할 가게가 없다는 것과 연결 지어집니다. 왜냐면 사람이 없으니 신선식품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지요.
`시골을 살리자, 귀농을 지원한다, 식량자급률을 확보하자'등의 공허한 구호들은 위정자들과 우리 모두의 무관심과 외면 속에 더욱더 우리 모두의 근본이었던 시골을 사라지게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시골도 개발이 되냐 안되냐로 돈으로 환산한 경제적 가치로서의 의미만 남게 되었습니다.
전 정치인이 아니라 이런 문제를 해결하거나 그럴싸한 장밋빛 미래를 제시해 드릴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건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시골을 위해 언제나 관심과 사랑을 두겠다.'라고요.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요? 그럼 같이 하시죠!
구용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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