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
  • 박경전 원불교 청주 상당교당 교무
  • 승인 2024.08.2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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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박경전 원불교 청주 상당교당 교무
박경전 원불교 청주 상당교당 교무

 

`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 공자의 논어 자한편 27장 글귀이다. 원불교의 2대 종법사인 정산종사는 `옛날 공자께서는 어느 때 도둑의 무리에게 둘러 쌓임을 당하사 7일동안 양식이 끊어졌으되 태연히 앉아서 말씀하시길 “기후가 추운 뒤에야 송백의 절개를 알고 환란이 있은 후에야 공부의 참된 힘을 얻을 것이라.” 하시니 대중의 마음이 조금도 요란하지 아니하여 서로 평온한 음성으로 노래하며 화답하거늘 도둑의 무리가 그 광경을 엿보고 크게 놀래어 가로되 “이는 반드시 하늘 사람의 무리라” 하고 드디어 물러 갔다 하나니 이는 만고에 안심하는 표본이 될만 하니라.'하시며 윗 글귀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내 친구 카톡 프로필에 써 있는 말이다.

의미는 분명하다. 곤경이 닥치고 난 후에야 그 사람의 진가가 나타난다는 말이다. 나라가 어지럽다. 정국은 혼돈의 카오스다. 정산종사의 법문을 자꾸 찾아보게 된다. `사람의 투쟁이 처음에는 사상전에서 시작하여 다음에는 세력전으로 옮기고 다음에는 증오전에 옮겨서 필경은 무의미한 투쟁으로써 공연히 대중에게 해독을 끼치기 쉽나니라.'

정부에서 보여주는 모든 행동이 무의미한 투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위정자들은 손톱만큼이라도 국민을 생각하고 있을까? 청문회를 보면 `그래서 어쩌라고'의 향연이다. 잘못을 했다고 지적을 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철면피들이 나라의 지도자를 하려 한다.

위 법문을 보면`환란이 있은 후에야 공부의 참된 힘을 얻을 것'이라 정산종사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아직 공부가 멀었나보다. 뉴스를 보면 절망감이 가득차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이 나라의 국민이라는 것에 자괴감만 든다. 마음공부를 해야 한다. 그래야 참된 힘을 얻을 수 있다. 위정자들이 국민에게 패악질을 부리는 것을 어디 한 두 번 보았나. 동 트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아침이 얼마나 눈이 부시게 밝으려고 이렇게도 캄캄한 어둠이겠는가.

내친김에 정산종사의 법문을 더 찾아 읽어본다. `머리가 어지러우면 끝이 따라서 어지럽고 머리가 바르면 끝이 따라서 바르나니, 그러므로 일체의 책임이 다 지도자에게 있나니라.' `죄악이 중하면 하늘이 용서하지 아니하고 공심이 지극하면 자연의 도움이 있나니라.' `사필귀정은 우주의 원리니, 그러므로 천의 인심이 떳떳이 향하는 곳이 있나니라.'

그렇다. 우리 책임이 아니다. 머리 책임이다. 아하. 이렇게 기쁠 수가. 죄악이 중하면 하늘이 용서하지 않는단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사필귀정이 우주의 원리라고 했다. 삿된 것에서 반드시 바른 것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우리의 마음이 떳떳이 향하는 곳이 바로 바른 것이다. 기왕 희망에 취했으니 더 젖어보도록 하자.

정산종사, 산동교당에서 글을 지으시니 `曉天雨一聲後 萬戶千門次第開'(새벽 하늘 우뢰 비 한 소리 뒤에, 모든 집 모든 문이 차례로 열리리라) 하심이요, 이어 말씀하시기를 `근세의 동란이 갑오동란을 기점으로 하여 일어났나니 동란의 비롯이 이 나라에서 된지라 평화의 발상도 이 나라에서 되리라. 우리가 경제나 병력으로 세계를 어찌 호령하리요, 새 세상의 대운은 성현 불보살들이 주장하나니 이 나라의 새로운 대도덕으로 장차 천하가 한 집안 되리라.' 또 말씀하시기를 `세계 대운이 이제는 동남으로 돌고 있으므로 앞으로 동남의 나라들이 차차 발전될 것이며 이 나라는 세계의 정신적 중심지가 되리라.'

지금 필자는 칼럼을 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음을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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