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보석 충북인의 귀감 최석정 선양에 함께 나서자
충북의 보석 충북인의 귀감 최석정 선양에 함께 나서자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4.08.21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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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목요편지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충청타임즈가 창간 19주년 특별기획으로 보도한 `최석정 선생 특집'은 지방지의 존재이유와 가치를 여실히 보여준 낭보이자 쾌거였습니다.

지자체는 물론 언론과 학계조차 주목하지 않았던 그야말로 땅속에 파묻힌 귀한 유물을 발굴해내듯 존재감이 없었던 최석정을 집중 조명해 부활시켰고, 지자체와 도민들에게 관심과 주의를 환기시켰기 때문입니다.

충북의 역사와 유산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해온 필자도 최석정을 조선시대에 영의정을 지내신 분 정도로만 알았으니 민망하기 그지없습니다.

각설하고 최석정(崔錫鼎)은 1646년 7월에 태어나 1715년 12월에 타계한 조선 후기의 문신입니다.

본관은 전주이고 자는 여시(汝時) 호는 명곡(明谷)이고 시호는 문정(文貞)으로 병자호란 때 주화를 주장한 지천 최명길의 손자로 17세에 초시에 장원, 26세에 정시문과에 급제해 관직에 올라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 일컫는 영의정을 무려 8번이나 역임한 불세출의 정치가이자 행정가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민생파탄에서 백성을 구한 영웅이었고 세계최초로 마방진을 창안한 박학다식한 대학자였습니다.

한여름에 눈과 서리와 우박이 내리는 기후 재앙으로 극심한 흉년이 들어 숱한 백성들이 굶어 죽었던 1670년~1671년의 경신대기근과 1695년~1699년까지 이어진 을병대기근 때 구휼미로 백성을 구한 일등공신이 바로 최석정이었습니다.

`굶어 죽을지언정 호미(오랑캐 쌀)는 받지 않겠다'던 노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청나라로 구휼미를 청하는 주청사로 나서서 청의 강희제로부터 구휼미 5만 석을 받아와 대기근을 견뎌내는데 크게 기여했으니 상찬 받을 만합니다.

그로 인해 명과 의리를 중시했던 노론으로부터 탄핵을 당해 파직을 당하는 고초를 겪기도 했으니 사색당파의 폐해가 실로 큽니다.

최석정의 위대성은 놀랍게도 그가 세계최초로 마방진(魔方陳)을 창안한 대 수학자라는데 있습니다.

마방진은 가로 3 세로 3의 정사각형 9칸에 정수 n×n의 행열을 반복 없이 한 번씩만 써넣어 가로, 세로 대각선 수의 합이 모두 같은 수가 나오도록 만든 것을 이릅니다.

3차 방진 숫자의 합은 15, 4차 방진은 34, 5차 방진은 65인데 9차 방진은 각각 독립된 3차 방진 9개로 이뤄지고 그 합은 810이 됩니다. 이 같은 내용이 최석정이 쓴 `구수략(九數略)'이란 책자에 수록되어 있어서 세계가 놀랍니다.

그동안 세계 최초로 인정돼왔던 스위스의 천재 수학자 오일러(1707~1783)의 직교라틴방진 보다 무려 61년이나 앞선 다는 사실을 연세대 전기공학과 송홍엽 교수가 2006년에 밝혀내 공인되었고, 국립과천과학관의 과학기술인 명예의전당에 헌정된 자랑스러운 충북의 선조입니다.

유학이나 주자 성리학이 중시되던 조선시대에 동양철학에 서양 수학을 접목했으니 융합의 인재이자 융합의 천재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세계최초의 금속활자 직지와 마방진의 산실이자 본향이 대한민국 충북이니 크게 경축할 일이고 길이 기릴 일입니다.

하여 충북도와 선생이 은거했던 진천군과 선생의 유택이 있는 청주시에 간곡히 촉구합니다.

첫째, 최석정을 지자체차원에서 연구하고 고증해 그의 인물됨과 업적을 초·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실리도록 하고 충북의 위인으로 자리매김 되게 널리 선양하기 바랍니다.

둘째, 청주시 북이면 대율리 야산에 방치되어 있는 선생의 유택을 정비하고 단재 신채호 선생 사당처럼 기념시설을 추가해 충북의 명승지로 문화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바랍니다.

셋째, 세계최초의 금속활자 직지와 더불어 세계최초의 마방진의 산실이 충북임을 널리 알리고 의미를 더하는 부대행사를 개발하여 개최하기바랍니다.

최석정이 잠들어 있는 충북. 그의 애민정신과 창조정신이 헛되지 않게 분발합시다.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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