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심삼일 이야기
나의 작심삼일 이야기
  • 이혜연 청주동주초 행정실장
  • 승인 2024.07.21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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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이혜연 청주동주초 행정실장
이혜연 청주동주초 행정실장

 

벌써 7월 중순이다. 새해에 세웠던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수첩을 확인했다.

충청북도교육청의 7월 사자성어가 `맺음을 중시하며, 새로운 시작을 계획한다.'라는 뜻의 `신종모시(愼終謨始)'인 것만 봐도 계획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7월 중순에 맺음을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지만,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가를 확인하려면 중간점검이 꼭 필요하다. 나의 계획은 `여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영어 공부하기', `주 3회 운동하기', `주 한 권 책읽기', `글쓰기'다. 중간 확인을 해 보니 계량화된 목표는 달성 여부를 한눈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계량화되지 않은 목표. 특히, 이 글을 쓰게 된 영어 공부하기는 `여행이 가능한 수준'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목표에 도달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목표를 구체화해 영어 시험에 응시해야하나 고민 중이다.

`영어 공부하기'는 매년 계획을 세우지만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공부할 때 싫증이 나면 `아니 내가 이 나이에 영어 공부까지 해야 돼?'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학도의 꿈을 키우며 행복해 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환갑의 나이에도 영어 공부를 시작해 홀로 세계여행을 하는 할머니,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자유로이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며 영어 공부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다. 요즘은 핸드폰에 말하면 뚝딱 번역해 주는 앱이 있고 안내문을 사진으로 찍으면 우리말로 변환해 주는 앱도 나왔지만 번역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오류 확인을 위해서라도 영어 공부가 필요하다.

요즘처럼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배운 것이 아니라 시골 국민학교를 다녔던 나는 중학교에 입학해서야 알파벳을 시작으로 영어를 공부했다. 하지만 배운 기간에 비해 영어 실력은 늘지 않았다. 나의 영어 필요성은 딱 공무원 시험까지였기 때문이다. 영어 실력을 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는 일상생활에서 매일 영어를 쓰고,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표현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그렇게 생활할 수 없으니 방법을 고민하던 중, 마침 000 영어에서 전화가 왔다. 하루 10분만 투자하면 영어를 잘 할 수 있다는 얘기에 귀가 팔랑거린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구매 확정'. 이런 팔랑귀라니.

목표달성이 늘 미흡했던 것만은 아니다. `주 3회 운동하기'는 운동하고 수첩에 적으면 끝이다. 운동 간 만큼 숫자가 늘어나니 한 주 뿐만이 아니라, 월에 몇 회를 갔는지도 금방 알 수 있다. 이번 주는 덜 갔으니 다음 주에 신경 써서 더 가거나 아니면 주말에 명암저수지라도 걸어 부족한 운동 횟수를 채우면 된다.

5~6월에는 운동하는 곳에서 주최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해 운동과 함께 식단을 병행하여 살을 뺐다. 권장 식단은 채소 위주로 견과류, 단백질, 건강한 탄수화물을 먹는 것인데 식단하기 어려울 때 가끔 빵과 과자를 먹으니 살이 더디게 빠졌다. 다이어트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밀가루 음식을 끊지 못하는 것을 보면 역시 아는 맛이 제일 무섭다.

사람들은 굳게 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가 흐지부지된다는 뜻으로 결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비아냥거릴 때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을 흔히 사용하지만 나는 이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영어 공부, 운동, 독서, 글쓰기. 무엇이든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계획을 세워 실행하고, 확인해서, 포기하지 않고 매일 결심을 다진다면 어제보다 조금 더 성장한 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오늘도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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