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다. 좋아하는 두 사람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서울로 향했다. 북토크가 열리는 `청맥살롱'은 흑석역 근처였다.
`나태주의 행복수업'이란 책은 여러 번에 걸쳐 공주를 찾아온 김지수 작가를 환대한 나태주 시인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삶이 녹록지 않았던 두 사람의 내밀한 속내도 들려주었다. 풍경과 대화의 기록자는 김지수 작가였지만, 화자(persona, 話者)로서의 질감은 어느 한 사람에게만 치우치지 않았다.
북토크에서 듣게 된 말을 주섬주섬 담아보았다. 김지수 작가의 말은 (김), 나태주 시인의 말은 (나)로 표시했다.
“우리는 느낌의 시대에 살고 있다.”(김) “사는 게 어렵다.”(나) “나태주 시인과의 시간은 우정의 여행이었다.”(김) “인생은 아픈 거다. 그래도 명랑하게 가라.”(나) “내게 헤르만 헤세는 문학의 동기가 되었고, 인생을 퇴장하는 법은 이어령을 통해 배웠다.”(나) “윤동주의 동심이 아름답다.”(나) “실천이 없는 시는 별로다.”(나) “행복은 작은 것에서 찾아라.”(나) “행복은 감정의 포만감을 느꼈던 찰나의 장면(scene)으로 남는 것 같다.”(김) “나태주 시인이 쓰는 `손님의 언어'를 공감했다.”(김) “내가 주목하고 있는 다음 화두는 `인간이 무엇이관대'와 `하나님의 감정수업'이다.”(김) “오늘처럼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와 독자가 만나는 정담(鼎談)이 주는 안정감이 얼마나 좋은가!”(나) “시의 첫 문장은 신의 선물이다.”(나)
북토크 중간에 김지수 작가는 책에서 `그냥, 살면 돼요(pp.239~240)' 일부를 낭독했고, 나태주 시인은 아버지를 노래한 시 `이별'을 들려주기도 했다.
남은 시간도 은은하고 따뜻하게 보내라는 김지수 작가와 오늘도 선물 같은 만남이었다는 나태주 시인의 마무리 인사말로 달콤한 꿈결과도 같았던 북토크는 막을 내렸다. 청주로 돌아오는 마음과 발길이 뿌듯했다.
“세상 끝날 때까지 오롯이 지켜도 괜찮은 마음”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 한 권을 권하는 것도 당신의 삶을 싹 틔우는 씨앗 한 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