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인간관계
  • 강대헌 에세이스트
  • 승인 2024.01.09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대헌의 씨앗 한 톨

“사람의 성질을 해석하거나 그 미래를 예언하기 위하여 수를 사용하는” 수비학(數秘學, numerology)에서 10은 새로운 시작과 성취를 상징하며 완결된 과정을 뜻한다고 한다.

SNS를 서핑하다가 성공의 법칙을 말하는 코너에서 `50대에 반드시 정리해야 할 사람 유형 10가지'라는 제목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문제가 되거나 불필요한 것을 줄이거나 없앤다는 `정리(整理)'라는 말의 어감이 거슬렸고, 사람을 정리한다는 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이를 50대로 제한해서 성공을 운운하는 것도 마뜩하진 않았다.

무슨 말인지 들어는 보자는 생각이 들어 내용을 살펴보았다. 1. 겉과 속이 다른 사람 2. 남의 험담을 많이 하는 사람 3.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 4. 변칙적으로 공동체 질서를 파괴하는 사람 5.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 6. 타인의 불행을 즐기는 사람 7. 필요할 때만 찾는 사람 8. 잘못을 덮어씌우는 야비한 사람 9. 도움받고 은혜를 저버린 사람 10.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

다시 놀라고 말았다. 세상에 남게 될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더구나 나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부끄러움에 몸이 떨렸다.

가만히 있으면 우울해질 것만 같아 `반드시 만나야 할 10가지 유형의 사람'도 있겠다 싶어 찾아보았는데,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었다. 1. 이메일, 편지, 카톡, 전화로 인사를 보내는 사람 2. 내일을 이야기하는 사람 3.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 4. 확신에 찬 말을 하는 사람 5. 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사람 6. 아무리 작은 일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 7. 생각만 해도 대단하다고 느끼는 사람 8. 독서와 사색을 즐기는 사람 9. 언제나 밝게 웃는 사람 10.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

강대헌 에세이스트
강대헌 에세이스트

 

희망 한 스푼이 생겼다.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을 지향점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가끔 열 손가락을 꼽으며 인간관계를 돌아보는 것도 당신의 삶을 싹 틔우는 씨앗 한 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