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반응이고 용기는 결심입니다(Fear is a reaction. Cour age is a decision)'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에게 유럽 전체가 점령당하고 영국 본토조차 바람 앞에 등잔불 신세일 때 당시 영국 수상 처칠(W. Churchil)이 담담하게 한 말이다. 당시 영군 국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으며 희망을 포기하기 직전이었다. 이때 처칠은 담담하게 `용기'가 무엇인지를 보여 줬다.
# 용기의 철학적 의미
용기(Courage)와 용감(Brav ery)은 비슷하게 사용하지만 철학적인 의미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용기'는 두려움에도 자신에게 옳고 중요한 것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후천적인 노력으로 얻어진다. `Courage'의 어원은 라틴어 `cors'에서 왔는데 이는 `심장(heart)'을 의미한다. 용기는 마음이 가득한 상태로 고심 끝에 두려운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확신할 수 없지만 그것에 맞서는 마음가짐과 행위이다.
심장이 뇌와 팔다리에 피를 보냄으로써 신체기관이 작동하듯이 용기는 정신의 모든 기능이 가능하도록 하는 근원이다. 용기가 없다면 삶의 소중한 가치들을 실천하거나 이행할 수 없으며 우리네 삶이 한걸음 성장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에 반해 `용감(용맹)'은 두려움이나 겁이 없이 대담하게 행동하는 개인의 고유한 특성으로 주로 타고난다고 볼 수 있다. 용감(bra very)의 어원 `bra'는 `야만'을 뜻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호전적인 야만족(barbarian)들은 겁이 없는 용맹한 싸움꾼으로 보았다.
작가 마크 트웨인은 “용기란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 대한 직면이며 저항이다.”라고 했다. 따라서 우리는 용맹할 수는 없을지언정 용기 있게 행동할 수는 있다.
# 공포에 대한 직면
심리학자 매슬로우(A. Mas low) 인간의 동기를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공감의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단계적으로 작용한다고 했다.
2번째 단계인 안전의 욕구는 두려움과 공포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는 생존본능에 가까운 인간의 기본욕구이다.
`용기'란 이러한 공포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힘을 준다. 마크 트웨인은 “우리가 위험에 처하게 되는 이유는 어떤 일이 발생하리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고 말했다. 대다수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것은 보려고 하지 않는 속성이 있다. 또한 원하지 않는 불편한 현실을 외면하려 하고픈 욕구가 있다. 두려움에 대한 직면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려움에 대한 직면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 담담한 용기
폭풍우 같았던 2023년이 지나간다. 평온한 바다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 수 없다는 말이 있다지만 올해는 학교 교장으로서 피하고 싶었던 힘든 한해였다. 그래도 되돌아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고비고비 때마다 작은 몸둥아리에서 스며 나온 `용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두렵고 심장 떨리는 일들이 눈앞에 맞닥뜨려졌지만 담담하게 직면하려 했던 `용기'.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저항할 수 없는 인생의 기복이 찾아오면 담담하게 직시하는 것만이 행복해질 유일한 방법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신에게 닥친 일 자체보다 두려움에 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좋은 때를 만났다면 감사하되 자기 자신을 잃어서는 안 된다.
반면 나쁜 때를 만났다면 용기를 내어 담담하게 맞서면 된다.
2024년 한해, 막막한 날도 떨리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래야 꽃피는 날이 올 수 있지 않겠나….
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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