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말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이 있다. 출범 20주년을 맞은 증평군에 딱 어울리는 속담이 아닌가 싶다.
증평군은 지난달 30일 개청 20주년을 맞았다. 증평군 면적(81.4㎞)은 울릉군(72.78㎞)을 제외한 전국 내륙 군 단위 지자체 가운데 가장 작다. 행정구역도 개청 때나 지금이나 증평읍과 도안면 등 1읍 1면에 불과하다.
하지만 각종 지표는 눈부시다.
증평군의 인구는 2003년 개청 당시 3만1581명으로 충북 시군 중 가장 적었다. 하지만 현재는 3만7410명(2023년 7월 기준)으로 20년 사이 20%나 늘었다.
개청 당시 도내 최하위였던 인구가 지금은 괴산·보은·단양군보다 되레 더 많다. 전국 82개 군 단위 자치단체 가운데도 49번째다.
특히 18~39세 청년인구 비율은 25.3%로 전국 군 단위 평균 18.2%보다 7.1% 높다. 스무살 청년 증평군의 미래가 더 밝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증평군에 둥지를 튼 기업체도 20년 사이 47개에서 141개로 급증했다. 이런 성장에 GRDP(지역내총생산)와 예산 규모도 각각 3배와 10배로 증가했다.
인구와 출생아 증가율 도내 1위, 도시화율 도내 3위, 인구밀도 전국 군 단위 2위 등 각종 지표에서도 뚜렷한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전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인구소멸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나온 우수사례가 증평군이다. 개청 당시 우려했던 부실함과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맛을 제대로 보여준 결과다.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이재영 군수가 지난해 7월 민선 6기로 취임한 뒤 수레 바퀴에 가속도가 붙었고 더 빨라졌다.
물론 민선 5기를 거치며 유명호 전 군수(1·2기)에 이어 유일하게 3선을 연임한 홍성열 전 군수(3·4·5기)가 탄탄하게 다져놓은 기반도 뒷받침됐다.
이 군수는 무엇보다 군계(郡界)인 진천군 초평면, 괴산군 청안·사리면, 음성군 원남면, 청주시 북이면 등 일부 지역을 끌어안는 20분 정주 인프라와 연계한 콤팩트시티(compact-City) 건설도 구상하고 있다.
개청 20주년 기념일인 지난달 30일엔 미래비전도 선포했다.
`새로운 미래 100년, 내일의 도시 증평'건설을 목표로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사업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기능성 바이오, 반도체, 이차전지 등 전략산업 육성 △지식산업센터 건립 △스포츠 테마파크 조성 △원도심 도시 재생 추진 등의 비전을 제시했다.
증평군은 지금까지의 이뤄온 성과를 바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증가를 통해 지역주민으로부터 더욱 사랑을 받고 전 세계인들이 주목하는 도시로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비전이 현실화하면 증평군민의 염원이 시 승격도 꿈은 아닐 것이다. 증평군은 선거 때마다 시 승격이 단골 공약으로 나왔지만 `인구가 5만명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미뤄져왔다.
증평군의 또 다른 목표도 있다. `증가포르(증평+싱가포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작은 도시국가지만 경제력으로는 으뜸인 싱가포르처럼 작지만 강한 증평군을 만들겠다는 꿈이다.
사람 나이로 치면 20살 청년이 된 증평군이 국내 최고의 강소도시로 발전해 나아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