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노동단체들이 검찰의 늑장기소가 중대재해처벌법을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충북운동본부는 25일 청주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중대재해 기업에 대해 신속하게 기소하고 엄정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1년6개월이 흘렀으나 전국적으로 300건이 넘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 사건 중 검찰 기소는 단 21건으로 6.8%에 불과하다”며 “이중에서도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지자체에 대한 기소는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 결과가 지난 15일 14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라며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중대시민재해로 규정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중대산업재해뿐만 아니라 중대시민재해에 관해서도 규율하고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사건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2만여명의 서명서를 청주지검에 직접 전달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도내 발생한 중대재해사망사고 31건 중 검찰이 기소한 사건은 단 1건이다.
지난해 2월 보은 한 플라스틱 제조업체에서 70대 노동자가 기계 설비에 끼여 숨진 사례다.
고용노동부에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지 약 1년이 흐른 올해 6월에야 검찰은 해당 제조업체 대표이사를 불구속 기소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나머지 7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윤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