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어로 동행(同行)은 같은 길을 함께 걷거나, 되돌아 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각자도생(各自圖生)은 짧게 함축하면 서로 다른 길을 각각 간다는 뜻이다.
지난 7월 민선8기로 출범한 괴산군과 9대 군의회가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우울한 동행을 하고 있다. 이런 불편한 동행은 감히 군민들도 쉽게 예측하지 못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맞이한 매우 아이러니한 모습일 뿐이다.
지역발전과 군민 안위를 위해 야심차게 출발했던 동행의 의미가 아름답기 보다 오히려 퇴색하고 있다는 점도 더욱 염려스럽다.
이뿐 아니다. 집행부와 군의회가 각자도생을 선택한 모양새로 비춰지며 더욱 짙은 색깔을 띠고 있다.
살벌한 분위기도 청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집행부가 요청한 2023년 새해 예산을 군의회가 삭감하면서 갑작스레 악화일로(惡化一路)에 빠졌다.
군의회는 앞서 지난 20일 열린 316회 2차 정례회 4차 본회의에서 농림해양수산분야 10억원 등 16억원을 삭감했다.
이는 곧 군의회가 집행부의 새해 군정 추진에 따른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결국 집행부가 군의회의 예산 삭감에 곧장 서운한 감정을 표출했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하는 사태로 번졌다.
일련의 군정과 의정활동을 지켜보는 군민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내심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유명한 인디언 격언이 있다.
“내 뒤에서 걷지 마라, 내가 이끌 수 없으니까. 내 앞에서 걷지 마라, 나는 따라갈 수 없으니. 내 옆에서 걸어라, 우리는 하나가 될수 있기 때문에”
이 격언이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함께 걷는 아름다운 동행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집행부도 군의회도 군민과 하나가 되고 흔들리지 않는 동행을 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집행부와 군의회가 다시 머리를 맞대고 불협화음을 해소하는 대책을 협의하고 찾아야 한다.
서로에게 주어진 임무와 의무, 그리고 역할은 다르지만 군민을 섬기는 의식은 일치해야 한다.
결론은 엉클어진 문제를 풀고 하나의 정답을 찾는 것도 집행부와 군의회의 공동 책임이고 의무다.
끝까지 각자도생 하겠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들의 몫이다. 이를 새롭게 각인해야 한다.
군민들은 갈망하며 지켜보고 있다. 앞으로 4년 뒤 해피엔딩으로 주어진 임기를 끝맺음하는 집행부와 의회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지역을 더 크게 발전시키고 군민 안위를 더욱 강화하는 집행부의 군정 추진과 군의회의 폭넓은 의정활동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먼저 인식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