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TV시청 전 인공눈물 사용·위생관리 도움
# A씨(40)는 주변에서 눈물이 많은 사람으로 통한다. 평소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눈을 하고 있다가 이내 흘리곤 해서다. 하지만 A씨가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로 불편을 겪고 `울보'라는 별명까지 얻은 A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고, 눈물흘림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일교차가 큰 가을 차고 건조한 바람이 안구를 자극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눈물이 흐르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평소보다 눈물이 많이 흐르거나 불편하다면 눈물흘림증(눈물길폐쇄)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눈물은 어떤 자극이 없더라도 눈물샘에서 하루 평균 5lb가량이 만들어진다. 눈물은 안구에 수분을 공급해주고 눈꺼풀과 안구 사이 윤활작용은 물론 미세먼지나 유해물질을 씻어주는 역할을 한다.
눈물은 눈을 적신 후 코 안쪽으로 배출된다. 보통 눈물의 양이 많지 않고 눈물길을 통해 자연스럽게 흐르기 때문에 눈물이 흐른 것을 체감하지 못한다. 그런데 눈물이 평소보다 과도하게 나오거나, 눈물길이 막힐 경우 배출에 장애가 생겨 눈물흘림증이 유발된다.
눈물흘림증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눈물샘이 과도한 자극을 받아 눈물이 과다 분비되거나 눈물배출기관이 폐쇄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눈물흘림증은 후자와 연관돼 있다.
눈물이 과다 분비되는 원인으로는 눈물샘에 대한 과도한 신경자극, 속눈썹 찔림, 반사적 눈물흘림이 있다. 반사적 눈물흘림이란 눈의 윤활작용을 하는 기초 눈물이 적은 건성안 환자가 외부 자극에 눈이 노출되면 반사적으로 눈물이 생성되는 것을 말한다.
눈물 배출 장애란 눈물배출기관인 눈물점, 눈물소관, 눈물주머니, 코눈물관 중 어느 한 곳 이상에서 폐쇄나 기능저하가 생겨 눈물이 안구의 표면을 적신 뒤 빠져나가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눈물흘림증은 세극등현미경으로 눈 표면을 관찰해 진단한다. 눈물길에 물을 흘려보거나(관류) 특수한 침으로 눈물길을 검사한다. 이밖에도 눈물길의 좁아진 정도와 막힌 위치 등을 알아보기 위해 눈물길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검사 후 결과에 따라 치료 방법과 시기가 결정된다. 속눈썹 찌름과 같은 눈꺼풀 문제는 눈꺼풀 교정 치료로, 반사적 눈물흘림은 인공눈물 사용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반면 눈물 배출 장애는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코와 눈물관 사이 막힌 부분을 뚫어주는 ‘코 눈물관 개통술’, 좁아진 눈물길에 실리콘 관을 넣어 통로를 넓히는 ‘실리콘관 삽입술’, 눈물주머니에서 코안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만드는 ‘눈물주머니 코안 연결술’, 결막·눈물주머니·코안을 연결하는 ‘결막 눈물주머니 코안 연결술’ 등이 있다.
공기가 차고 건조한 가을철은 덥고 습한 여름보다 눈 표면이 건조해지기 쉬워 눈물의 분비가 많아져 눈물흘림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평소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독서, TV시청 등을 하기 전에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또 눈물길과 눈 주변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염증이 눈물길 폐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결막염이나 눈꺼풀염이 생기지 않도록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김계중 명지병원 안과 교수는 “눈물길 폐쇄로 눈물주머니에 염증이 생길 경우 화농성 분비물이 배출되거나 통증과 붓기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조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