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외길 … 전통한과의 매력에 빠지다
50년 외길 … 전통한과의 매력에 빠지다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2.01.23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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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이중희 청주폐백한과 대표 설 명절 앞두고 분주
태극마크 넣은 전통과자 특허·국제요리대회 수상
작년 11월 중소벤처기업부 백년가게 선정 쾌거도

 

설 명절이면 누구보다 바쁜 사람이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한과를 만드는 청주폐백한과 이중희 대표(70·전통식품연구사)다. 이 대표는 열아홉살에 어머니로부터 한과 만드는 법을 배운 뒤 50년간 전통식품 연구라는 외길을 걸어온 장인이다. 코로나19로 썰렁한 명절 밑이지만 장인은 주문받은 음식을 만드느라 분주하다.

주로 궁중이나 양반가에서 즐겨 먹었던 전통한과는 정갈하면서도 색채가 화려하다. 들깨와 참깨, 송화로 만든 색색의 다식, 태극문양을 넣어 만든 깨강정, 매화가 피어나듯 강정 위에 올린 꽃봉오리까지 맛은 물론 눈도 즐겁다.

이 대표는 “전통음식을 하면서 소신을 지키는 것이 있다면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는 것과 인공적인 향료나 색을 쓰지 않고 천연재료를 사용합니다. 우리 가족이, 내 손녀가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재료도 함부로 쓸 수 없죠”라고 말한다.

재료만큼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장인이 직접 만든 한과는 깊은맛과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한 번 손님이 단골이 되는 맛의 비결은 정성이다.

이 대표는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한과는 시간이 지나면 맛이 떨어져요. 다량으로 생산하는 과자류와는 다르니 만드는 사람이 부지런해야 합니다. 손님이 필요한 날에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밤을 새워 일하는 일도 많아요. 돈을 목적으로 했으면 못했을 거예요. 손님들이 만족하면 그것으로 감사해요”라고 전했다.

이처럼 재료 하나하나까지 직접 엄선한다는 장인은 전통의 가치를 우선한다. 음식의 모든 조리과정도 종갓집 며느리였던 친정어머니의 비법을 고스란히 전수받아 40년을 이어가고 있다. 전통음식의 맥을 잇는 노력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백년가게'에 선정되는 기쁨도 있었다.

이 대표는 “백년가게로 선정된 것은 전통음식을 연구해온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해준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전통을 이어달라는 요청이라고 봅니다.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음식이 잘 보존되고 전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라고 덧붙였다.  

누구보다 오랜 기간 전통음식 연구에 힘을 쏟은 장인은 태극마크를 넣은 전통과자로 특허를 받기도 했고, 1994년 국제요리경연대회 ‘개인 다과상차림(한과와 웰빙 쌈 화전, 떡 케이크)’ 부문에서 전통과 어우러진 현대감각으로 동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태극마크 전통과자는 세계 각국에 선물로 보내지기도 했다. 
 전통한과를 꾸러미꾸러미 정성껏 포장하던 이 연구가는 “우리 전통다과는 제일 먼저 눈으로 감상하고, 은은한 향기로 추억을 생각하고 깊은맛으로 감동하는 음식”이라며 “코로나19로 온 가족이 모이기는 어렵지만 음식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화목하고 따뜻한 설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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