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의 매력과 향기(2)
나훈아의 매력과 향기(2)
  •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 승인 2020.10.21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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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의 단말쓴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좋은 노래와 훌륭한 가수가 있다는 건 축복이다.

귀를 호강시켜줌은 물론 삶의 청량제가 되고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다.

놀랍게도 노래가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 되고 가수가 자동차 100만 대 수출에 견줄 만큼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역군이 되었다.

K팝으로 세계를 들썩이게 하는 방탄소년단(BTS)의 경제적 가치가 수조 원에 이르듯이.

수훈갑은 단연 나훈아다.

가황이란 수식어가 시사하듯 가요시장의 저변확대와 가수들의 브랜드가치제고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가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나훈아를 딱히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도 그에 대한 이런 세간의 호평에 대해 딴죽을 걸지 않고 암묵적 동의를 하니 말이다.

그의 음악적 천재성과 스타성 그리고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흥행 보증수표가 된 단독리사이틀의 상품성을 인정하는 까닭이다.

하여 나훈아의 매력과 향기의 원천을 탐색해 본다.

살펴보니 그건 나훈아에게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특장과 탁월성에 기인했다.

첫째는 대중 친화적인 음색과 가창력이다.

남성적 매력이 물씬 묻어나는 중저음과 한국인의 정한이 깊게 배어 있는 구수한 목소리 그리고 고음도 듣기 편하게 꺾어 부르는 나훈아식 창법에 매료되어서다.

그가 부른 노래들 대부분 이처럼 듣기 편하고 부르기도 쉬워 애창될 수밖에 없다.

둘째는 시인 뺨치는 작사 능력과 발군의 작곡 능력이다.

작사 작곡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음에도 그리된 것은 유년시절부터 기타와 피아노를 능숙하게 연주할 만큼 고양된 천부적인 음감과 많은 독서량으로 다져진 인문학의 깊이가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상호작용을 했기 때문이다.

`영원히 영원히 네가 사는 날까지 아니 내가 죽어도 영영 못 잊을 거야'라는 `영영'과 `비 내리는 여름날엔 내 가슴이 우산이 되고 눈 내리는 겨울날엔 내 가슴은 불이 되리라'는 `사랑'이 이를 웅변한다.

그동안 800여 곡을 작사 작곡해 많은 곡을 히트시켰고, 그 중 일부 곡은 강진의 출세곡이 된 `땡벌'처럼 후배 가수들에게 주어 그들의 비상에 날개를 달아주기도 했다.

셋째는 화려한 무대 매너와 공연 중 내뱉는 언사의 무게감이다.

그는 공연 때마다 많은 화재를 불러일으켰다. 노래는 물론 퍼포먼스와 언행까지.

그랬다. 부산을 떠나 산지 60년이 넘었는데도 변함없이 억센 경상도 사투리로 추임새도 넣고 코믹한 말과 몸짓으로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고, 언중유골이 담긴 시사성 멘트도 썩 묘한 울림을 주기도 했다.

넷째는 직업에 대한 강한 프로의식과 자부심이다

그는 자칭 지독한 연습벌레다. 사전 치밀한 기획에 따라 무대에서 행할 퍼포먼스와 선곡한 노래를 자신이 안도할 때까지 연습하고 리허설을 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연의 기승전결이 거기에서 나온다.

가수는 꿈을 파는 직업이라며 유행가 가수이니 노래 부르다가 꿈이 고갈되면 조용히 흘러갈 거란다.

`가진 것은 없어도 비굴하진 않았다'는 그의 노래 `사내'처럼 그는 권력과 금력 앞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은 진짜 사나이였고 프로의 표상이었다.

다섯째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카리스마이다.

노래도 그렇고 외모도 그렇고 사유도 그렇다.

74세의 적잖은 나이임에도 2시간이 넘는 공연을 열정적으로 소화하는 내공도 그렇고, 연대별 사진과 동영상을 비교해 봐도 그렇다.

거기다가 도인 같은 풍모까지 겸비했으니 그야말로 지금이 가장 나훈아답고 가황답다.

신곡 `테스 형'이 입증하듯 그의 창작력과 예술혼은 목하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그래서 그의 다음 작품과 행보가 더욱 기대되고 설렌다. 더 좋은 노래 더 멋진 공연을 고대하는 대중들의 기대에 부응하시라. 훈아 형!

/시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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