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우주론과 과학의 본성
빅뱅 우주론과 과학의 본성
  • 서진수 청주 봉명고 교사
  • 승인 2020.02.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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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星)이야기
서진수 보은중학교 교사
서진수 청주 봉명고 교사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과학적(scientific)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는 `과학의 바탕에서 본 정확성이나 타당성이 있는. 또는 그런 것.'이라 풀이된다. 실제로 과학적 탐구방법을 적용해 타당성을 입증한 사실일 수도 있겠으나 과학적이라는 수식어가 이어지는 단어에 신뢰성을 더해주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판단해본다. 하지만 이런 만능(?)적인 의미 덕분에 사람들이 과학적 진리에 대해 오류를 종종 범한다.

과학적 진리와 이론은 정확성이나 타당성을 갖추고 있지만 불변하는 지식이 아니다. 과학이론은 수학의 절대적 법칙과는 달리 변화할 수 있음을 잠재적으로 내포하고 있다. 지구중심설과 태양중심설, 뉴턴의 고전 역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등의 과학이론은 과학적 지식이 점진적이거나 격변하며 바뀔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우주의 생성과 진화에 대한 이론도 마찬가지이다. 우주가 일정한 크기를 유지하고 있는가? 점점 커지고 있는가? 만약 커진다면 어느 정도의 빠르기로 팽창하고 있는가? 와 같은 질문들에 천문학자들은 방대한 관측 자료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답을 구해나갔다.

1950년대 우주론은 정상 우주론과 빅뱅 우주론이 논쟁하며 대립하던 시기였다. 빅뱅이란 단어도 이런 논쟁 가운데 탄생한 이름이다. 영국의 어느 토론 프로그램에 참여한 정상 우주론의 대표 학자인 프레드 호일이 빅뱅 이론의 대표 학자인 조지 가모의 의견을 비웃으며 던진 말이 역설적으로 오늘날 유명한 빅뱅이란 단어를 만들게 된 것이다. 더 아이러니한 사실은 프레드 호일은 빅뱅 우주론을 반대했지만 당시 빅뱅 우주론이 설명하지 못했던 수소와 헬륨 외의 다른 원소들이 별 내부에서 생성될 수 있음을 알아내어 빅뱅 우주론의 성립에 기여하게 되었고, 후에 우주배경복사의 발견으로 빅뱅 모델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빅뱅 모델도 암흑 물질이나 암흑 에너지와 같은 물리량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아마도 더 정밀한 관측 기술이 개발되어야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은 이론과 실험이라는 큰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론학자들은 실재의 모형을 만드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이런 모델을 실재와 비교하는 일은 실험을 통해 이뤄진다. 천문학은 다른 과학 분야와 실험 방법이 조금 다르다. 천문학자는 실험실에서 실험대상을 직접 만져보며 실험을 할 수 없으며 대부분의 천체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에 도달하는 빛을 이용하여 제한된 조건에서 수동적으로 우주를 관찰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을 비롯한 다양한 관측기기를 개발했으며 관측기술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하였다. 관측기술의 발전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었고 기존 이론을 검증하고 조금 더 정교한 이론을 만들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과학 이론은 지금도 변화하는 중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과학 이론을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과학적 이론이 구성되는 과정을 이해시키는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과학교사는 학생들에게 과학 이론은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변할 수 있고, 탐구와 실험을 통해 과학적 지식이 검증되며 과학, 기술, 사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발전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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