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피박리증 고통 불구 철심만들기 부업 생계유지
남동생 사망후 남긴 아파트로 기초생활 수급 중단
딸 당뇨질환·열악한 생활환경에 모녀 삶 짓눌려
청주에 거주하고 있는 이미자씨(가명)는 희귀난치성 질환자다. 선천성 수포성 표피박리증으로 인한 지체(상지관절) 3급 장애와 한부모 가구주로 딸 수진(가명)이와 함께 살고 있다.
한부모, 장애, 희귀난치질환가구로 그동안 기초생활수급혜택을 받아왔으나 지난해 사망한 이씨의 남동생이 남긴 17평 아파트로 수급권을 포기했다.
2017년 1월부터 기초생활 수급이 중지된 후 모녀의 현실은 참으로 참혹하다. 딸 수진이가 첫돌 때 남편이 사망한 충격으로 선천적으로 앓던 표피박리증은 증세가 날로 심해졌고, 지체장애 3급의 몸 상태로는 일을 하고 싶어도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이씨는 하루에도 수십 번 온몸에 퍼져오는 피부질환의 고통을 참으며 온전치 못한 손가락으로 부업을 해왔다. 월 10만 원도 채 되지 않는 철심만들기 부업과 대학생이 된 수진이의 아르바이트(40여만원)로 간신히 생계유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딸이 당뇨질환으로 건강이 악화하면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진이는 최근 당뇨로 인슐린 주사까지 맞게 되는 지경에 이르자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희귀난치병을 앓는 어머니와 당뇨로 인해 인슐린 주사까지 맞아야 하는 딸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의료지원 및 생활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동안 경제적·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줬던 남동생이 사망한 후 우울증까지 겹쳤지만, 치료는커녕 희귀난치질환으로 그동안 다녔던 세브란스병원도 다니지 못하고 있다. 현재 사는 집은 교통관리공단 유가족 지원 사업으로 임대주택에서 무상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곰팡이가 심해 겨울에는 곰팡내가 진동한다. 희귀난치질환에 곰팡이가 치명적이나 이사 갈 여력도 되지 않아 10년 넘게 참고 살고 있다. 희귀난치병, 장애, 한부모 가구라는 열악한 생활환경이 모녀의 삶을 짓누르는 것이다.
이씨는 그래도 웃는다. 울다가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쓴다. 힘들어 죽을 것 같아도 그래도 웃으며 스스로 다독인다. 이씨는 “딸 수진이가 유아교육과 졸업반인데 어릴 때부터 워낙 아이들을 좋아해 유치원교사가 꿈”이라며 “집안 사정상 본인이 실질적 가장이며 아르바이트로 생계와 학업을 하고 있어 미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남과 다른 외모로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딸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와 이제는 그 어머니를 지키려는 딸. 이 모녀가 꿈꾸는 미래는 안락한 보금자리와 안정적인 일자리다. 공적부조 자격기준이 되지 않지만, 수급자보다 더 힘들게 살아가는 두 모녀에게 이웃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모금계좌 농협 301-0201-2555-11 예금주 충북공동모금회/043-238-9100)
/연지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