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는 남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주변엔 크고 작은 이유로 장애를 갖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에 등록된 장애인은 전체 인구의 약 5% 수준인 251만 명에 달한다. 이 중 후천적 장애인의 비율이 88.9%인데 병(56.2%)이나 사고(32.7%)가 주된 원인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우리는 어떠한 병이나 사고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언제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지각하며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평소 얼마나 장애인을 위한 양보와 배려를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살펴보면 비장애인 차량이 버젓이 주차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청주시 상당구청에 올해 11월까지 1063건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주차위반 및 주차방해 신고가 접수됐다. 그에 따른 과태료는 1억1000만여원에 달한다. 대부분 위반자들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주차장이 협소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고, 주차 위반 사실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과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의 존재를 몰랐다며 하소연한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이 이동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서 만들어진 제도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부설주차장에 주차 대수의 2~4%를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으로 설치해야 하고 청주시는 청주시 주차장 조례를 통해 3%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주차 표지를 부착하고 보행에 장애가 있는 자가 탑승했을 경우에만 주차할 수 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주차위반은 10만원,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내에 물건 등을 쌓거나 통행로를 가로막는 주차방해는 50만 원, 주차 표지를 위조 또는 변조하여 부당하게 사용하는 부당사용은 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차량에 주차표지만 부착돼 있으면 무조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장애인들이 많다. 하지만 주차 표지는 `주차 가능'또는 `주차 불가'표지가 있으며, `주차 가능'주차 표지를 발급받을 수 있는 대상자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보행상 장애 기준표'에 해당하는 장애가 있는 장애인이다. 주차 표지를 발급받고 보행에 장애가 있는 장애인이 탑승한 상태여야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을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모든 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주차구역이 아니라 이동함에 불편이 발생하는 장애인들을 배려한 주차구역인 것이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주차 위반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불법주차 과태료 안내 현수막을 제작해 상당구 내 모든 아파트 관리사무소 및 부설주차장에 부착을 요청하고 있으며, 볼펜 및 팸플릿을 제작해 길거리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정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몸이 불편한 이웃을 위해 배려하고 양보하는 시민의식 함양이 선행돼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게 장애인 주차구역을 온전히 돌려주기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잠깐의 편리함을 위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하기보다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한 양보와 배려를 먼저 실천한다면 더불어 사는 사회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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