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환경명품도 실현
인간과 자연이 함께하는 환경명품도 실현
  • 김현철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 승인 2014.03.0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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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김현철 <충북도 환경정책과 주무관>

어릴 적 시골집 뒷동산은 나의 놀이터이자 휴식처였다. 부모님께 꾸중을 들어 울적한 날에도, 선생님께 칭찬을 받아 마음이 벅차오를 때도, 친구와 이별의 아픔을 달랠 때도 소소한 감정들을 숲과 함께 나누었던 기억이 새록하다. 나의 어떤 실수나 치부조차도 품어 줄 것 같은 숲의 푸근함과 아낌없이 뿜어주는 맑은 기운을 폐부 깊숙이 빨아 들여 가쁜 숨을 고르고 발밑으로 오목조목 그림같이 펼쳐진 우리 마을을 내려다보면 어느새 숲과 내가 하나가 되어 있었다.

요즘도 가끔 집 근처 우암산을 오르곤 하지만 어린 시절의 푸근함과 맑은 기운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주변엔 온통 마스크로 중무장한 등산객들로 붐비고 정상에 올라 바라본 시가지가 희뿌연 먼지와 자동차 매연으로 휩싸인 것을 바라 볼 때면 우리의 터전을 지켜가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환경직공무원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성장과 보전이라는 이질적 아이템을 어떻게 조화시켜 행복을 추구해 나갈 것인지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숙명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거시적인 메시지를 안고 당면한 환경정책과 업무공유 그리고 비전개발과 직원화합을 위한 과 워크숍이 지난 2월 하순 1박2일간 도명산 자락의 충북자연학습원에서 열렸다.

워크숍 기간 동안 겨울답지 않은 포근하고 청명한 날씨가 우리를 반겨주는 듯했다. 아늑한 회의실에서 진행된 ‘명품환경의 지향’, ‘네트워크의 중요성’, ‘홍보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의를 들으며 업무를 대하는 나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됐다. 이어 ‘상대편 입장에서 바라보기’는 우리가 갖추어야 하는 기본소양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팀별 주제발표 시간에는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과 보전, 유해화학물질 사고예방을 위한 관리체계 강화, 미세먼지 현황과 개선과제, 음식물쓰레기 감량시책 등 도민의 안전과 생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주제에 대해 환경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전문성을 담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폭주하는 업무 속에서도 도민의 건강과 우리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열정과 고민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직원 한마음체육활동은 구성원간 몸과 마음을 함께하여 조직의 일체감을 느끼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소 경직되고 소원했던 분위기는 함께 뛰고, 뒹굴고, 얼싸안으며 일순간 소통의 장으로 변모했다.

이번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국가와 환경의 상관관계를 조명해 보게 된다.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은 국민소득 몇만달러라는 단순 경제적 수치로만 감히 담아낼 수 없다고 한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할 때 진정한 의미의 고품위 국가로 인정받게 된다. 잘 보존된 자연은 우리에게 한없이 이로운 존재로 다가오지만 그 생명력이 다 했을 때는 생명까지 위협받게 된다.

생명력을 가진 환경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눈앞의 이익과 편리함을 멀리하는 우리의 노력은 당장에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실천하여 함께 할 때 어린 시절 뒷동산에서 느꼈던 숲의 맑은 기운을 방방곡곡 어디에서나 대대손손 대물림 해줄 수 있는 ‘환경명품도’로 이어갈 수 있음을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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