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출신 주현상 … 한화 수호신으로 `금의환향'
청주출신 주현상 … 한화 수호신으로 `금의환향'
  • 하성진 기자
  • 승인 2024.06.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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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입단 9년 만에 고향서 첫 세이브 쾌거
내야수 → 투수로 … 선수인생 건 도전 눈길
“고향서 팀 승리 지킬 수 있어 기쁘고 행복”

청주출신이지만 고향 사람들에게도 낯설정도로 지난한 무명의 시간을 보낸 한화이글스의 `수호신' 주현상(32)이 프로 입단 9년여만에 고향에서 첫 세이브를 올렸다.

그야말로 금의환향했다.

주현상은 지난 18일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 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팀 간 7차전에서 팀이 3대 0으로 앞서던 9회에 등판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지고, 시즌 9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고향에서 거둔 첫 세이브다. 이날 세이브 추가로 주현상은 올해 31경기에 출전해 4승 1패 9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54로 한화이글스의 주전 마무리투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주현상은 올시즌 블론세이브(Blown Save)도 단 한 차례밖에 없을 정도로 한화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그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세이브 조건에서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한 경우 마운드에 있는 투수에게 주어지는 기록으로 적을수록 마무리투수로서의 능력을 인정받는다.

이날 세이브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주현상은 지난달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펼쳐진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팀이 2대 1로 앞선 9회에 등판했지만 1점을 내주며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이후 연장에서 팀이 4대 2로 승리하며 승리투수가 됐지만 선배 류현진의 승리를 가로챈 듯한 찜찜함이 남아있던 터였다. 이날 세이브로 주현상은 류현진에게 마음의 빚도 갚게 됐다.

주현상의 야구인생은 한마디로 한편의 드라마다. 주현상은 청주우암초-청주중-청주고를 졸업한 청주 토박이다. 동아대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 청주에서 유년기, 청소년기를 보내면서 야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주현상은 2015년 동아대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7라운드, 전체 64순위로 한화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입단 당시에는 내야수였고 2017 시즌까지 타자로 뛰었다. 고향 청주야구장에서 2015 시즌 7경기 6타수 무안타 1볼넷, 2016 시즌 2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자리를 잃었고, 곧바로 입대했다.

제대 후에도 빛은 보이지 않았다.

2019년 8월 한화에 돌아왔을 때, 키스톤 콤비는 하주석과 정은원이 꿰찬 상태였다.

이때 주현상은 선수 인생을 걸고 도전에 나섰다. 청주고 재학 시절 경험했던 투수로 전향을 선택했다.

주현상은 2021년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고, 지난해 55경기에서 2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96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확실한 중간계투로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엔 주무기 체인지업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운도 따랐다. 지난 시즌 붙박이 마무리로 활약했던 박상원이 올해 시즌 초반 무너지면서 중간계투로 눈부신 성장을 한 주현상이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됐다.

주현상은 이날 경기후 인터뷰에서 고향에서의 세이브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어릴때) 청주에서 야구를 하면 매경기 보러왔었는데 오늘 경기를 끝내다보니 느낌이 다르고 새로운 것 같다”며 “일단 (세이브) 상황이 돼서 (경기에) 나오게 되면 무조건 승리를 지키고 싶었고, 또 오늘 그걸 이루게 돼 많이 행복하다”고 웃어보였다.

청주팬들을 향해서는 “오늘 야구장 많이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내일도 매진일테니까 저희 선수들이 힘내서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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