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한반도를 대하는 법
러시아가 한반도를 대하는 법
  •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 승인 2024.06.1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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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포럼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러시아의 지정학적 위치와 영향력으로 볼 때 대한민국이 러시아를 대한다는 것보다 러시아가 한반도를 대하는 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입니다.

19일 러시아의 푸틴이 방북하여 김정은과 만나 군사와 경제분야에서 긴밀하고 어떤 특별한 관계를 설정할지 같은 때 우리는 중국과 외교안보대화를 열고 있어 더욱 주목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러시아와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의 군사협력이 어느 정도 격상될지, 유엔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이 경제제재를 정면으로 아니면 우회하여 위반할지 촉각이 곤두서는 이유입니다.

근대 말기는 일제강점으로 러시아의 영향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면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시작되는 현대사회에서 러시아는 한반도에 엄청나고 불행한 역사를 안겨줍니다. 독립 후 38선 이북지역에 소련군의 주둔은 유엔에서 인정한 한반도 유일의 합법정부와 이를 지원하기 위한 미군의 주둔을 저지하였고 독립과 동시에 한반도 분단의 암울한 역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38선을 기준으로 이남지역은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되고 같은 해 9월 9일에 이북지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세워져 분단의 골은 대외적으로 더욱 깊어지고 한국전쟁과 1953년 7월 27일의 휴전은 한반도 분단을 고착시킵니다.

소련의 스탈린은 한국전쟁의 감행을 김일성에게 승인하였고 전쟁물자를 지원하였기에 한국전쟁의 원죄(原罪)는 스탈린과 러시아(소련을 국가승계)에게 있습니다.

북한은 혈맹인 중국과는 군사의 자동개입을 보장한 1961년 `조·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을 두고 있는데 또다른 혈맹인 러시아와 체결한 `조(朝)·소(蘇)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은 폐기되었습니다. 러시아는 냉전의 해체와 함께 1990년 우리와도 국교를 수립하면서 균형외교를 위해 중국과의 우호동맹조약을 종료하고 1996년에는 북한과의 동맹조약을 파기하였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사활적이고 중대한 이익을 가지고 있다고 보아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반면 러시아는 우리와의 국교 및 경제협력을 위해 북한과의 동맹을 과감히 파기함으로써 실리를 취한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을 바라보는 비중은 중국 및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전략적 이익의 핵심은 극동지방의 개발과 관련한 경제적 이익의 창출입니다.

러시아는 경제개발과 관련한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면서 다른 역내 국가가 한반도에 독점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향후 통일과정에서도 마찬가지라 보여지고 대한민국 주도의 통일 노력에 협력적 태도를 보여줄 개연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한반도 상황을 러시아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첨예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지 않고 북한, 중국, 대한민국 어디와도 동맹관계를 맺고 있지 않습니다.

국가간의 관계는 역동적이어서 늘 편향적이지는 않습니다.

적대관계였던 러시아가 지금은 우리에게 영향력이 큰 우방인데 우주발사체기술의 자립에 따른 누리호 발사를 성공시킨 그 기여는 10년 전 러시아와의 기술협력을 통해 나로호를 발사시킨 덕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러시아는 경제적 실리를 위해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위한 북한에 첨단기술을 협력할지도 모릅니다.

북한, 중국과 동맹관계에서는 벗어났으나 누구보다 특별한 오랜 우방으로서 공유하는 이익과 가치로 인해 러시아가 이들과 사실상의 동맹국의 지위로 관계를 설정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한반도를 불행하게 만든 역사의 원죄가 있는 러시아입니다. 이를 그들의 약점이자 국익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것은 이제 우리가 러시아를 대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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