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총파업 … 병원 썰렁
의료계 총파업 … 병원 썰렁
  • 이용주 기자
  • 승인 2024.06.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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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병원 22개 과 중 절반 휴진 … 순번대기자 `0명'
1300여건 예약변경 … 환자들 “한시가 급한데” 분통
피부·가정의학과 등 일부 동네 병·의원 오전만 진료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대한의사협회가 전면 휴진을 예고한 18일 오전 10시 충북대학교병원. 병원 진료과 22개 중 절반은 불만 켜진 채 대기하는 환자는 없었다. 순번대기전광판의 대기자는 0명이었다.

주차공간을 찾기 어려웠던 병원 지하주차장은 평소와는 달리 들어가자마자 빈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었고 병원 곳곳에 설치된 의자 등은 빈공간으로 남겨졌다.

병원 측에 따르면 평소 2400여건의 외래진료가 접수되지만 이날 휴진으로 인해 절반이 조금 넘는 1300여건이 예약변경됐다.

병원 휴진으로 사전에 예약했던 진료날짜가 변경된 환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충북대병원 접수처에서 만난 남해경씨(여·60)는 어머니가 복용하는 신경약 등을 처방받기 위해 진료를 예약했지만 병원에서 진료일 변경 문자를 통보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남씨는 “3개월에 한 번씩 혈압·당뇨 등 약을 처방받아야 하는데 이날 휴진이라고 진료일 변경을 통보받았다”면서 “만약 어머니가 투약하지 못하면 생명에 지장이 갈 수도 있는데 진료일 변경 문자를 통보하는 게 맞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썰렁했던 병원 내 분위기와는 달리 한시가 급한 듯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도 있었다.

대전광역시 대덕구 송촌동에 사는 권민정씨(여·47)는 혈관 CT 촬영일을 변경하려 했지만 두 달이 밀릴 수도 있다는 병원 측 말에 급히 진료를 받으러 왔다.

권씨는 “개인사가 생겨 진료일을 미루려했지만 늦으면 오는 9월에나 진료받을 수 있다는 병원 말을 듣자마자 모든 일을 제쳐두고 왔다”며 “병원 진료 예약하기가 웬만한 티켓팅보다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대의대·병원 비상대책위에 따르면 이날 외래 진료가 있던 교수 87명 중 48명이 진료를 미루고 휴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병원의 휴진 소동은 도내 다른 병·의원에서도 있었다. 피부과·가정의학과 등 일부 병·의원은 이날 오전에만 진료를 한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문을 닫았다.

이날 오후 청주시내에 있는 한 의원을 방문했으나 문이 닫혀있었다. 병원 측은 휴진안내문을 출입구에 붙인 채 진료를 하지 않았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도내 의원급 의료기관 928개소 중 휴진으로 의심되는 기관은 112개소(12.1%)인 것으로 집계됐지만 실제 휴업중인 의원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현재 중앙대책본부에서 휴진에 동참한 병의원이 어느 정도인지 비공개로 집계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며 “자세하게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주도로 휴진에 나선 전국 의사들 약 1만명은 이날 오후 2시 서울특별시 여의도에 모여 피켓을 들고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충북대학교는 의대 학생·전공의 총 100여명과 의대 교수 약 15명 정도가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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