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가정 내 대기오염, 차 매연보다 위험"
보험연구원 "가정 내 대기오염, 차 매연보다 위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8.07.0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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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석면 등 소비재와 건축내장재에서 실내 대기오염 노출
"제품 생산 및 공급단계에서 오염물질 배출 규제해야"



가정 내에서 사용한 화학제품에서 발생한 실내 대기오염이 자동차 매연에 의한 대기오염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연구발표가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8일 KiRi고령화리뷰 '가정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관리의 필요성'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보험연구원이 소개한 올초 사이언스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가정용 소비재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배출량이 차량의 연료에서 배출되는 양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체취한 대기샘플을 분석한 결과 전체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량 중 가정용 소비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8%로 집계됐다. 반면 산업에서 사용한 휘발성화학제품 비중은 15%, 차량 연료가 배출한 비중은 33%에 그쳤다.



이처럼 가정 내 대기오염 위험성이 높은 이유에 대해 규제 사각지대를 꼽았다.



오승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자동차에 대한 환경규제는 꾸준히 이뤄져 차량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은 줄었지만 가정 내 소비재에 대한 규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기오염은 오존이나 미세먼지 등과 같은 '실외 대기오염'과 가정 등 내부에서 발생하는 '실내 대기오염'으로 구분된다.



이중 실내 대기오염은 주로 요리나 난방 등에서 사용하는 석탄 등 고체연료에서 발생한다. 이 밖에도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나 라돈, 석면, 포름알데히드 등에서도 나온다.



휘발성유기화학제품은 살충제나 페인트, 프린트용 잉크, 접착제, 세정제, 샴푸, 향수 등이 포함된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실내 대기오염 성분이기도 하지만, 대기 중에 노출되면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초미세먼지 주요성분을 만들어 대기오염 원료물질이기도 해 위험하다.



보험연구원이 인용한 IHME연구에 따르면 실내·외 대기오염은 사망을 초래하는 대표적 위험요인이다.전 세계 인구 사망요인으로는 미세먼지가 6위, 연료에 의한 실내 대기오염이 8위를 차지했다.



오 연구위원은 "전체 대기오염은 흡연 다음으로 비감염성질환에 따른 사망을 초래하는 위험요인"이라며 "폐렴이나 뇌졸중, 허혈성심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폐암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미세먼지가 사망요인 5위로 높은 편인 반면 연료소비에 의한 실내 대기오염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고체연료 사용에 따른 실내 대기오염 수준은 낮은 편이다. 다만 휘발성유기화합물과 라돈, 석면 등 소비재와 건축내장재에서 배출되는 실내 대기오염 등의 위험에 노출된 상태다.



이에 가정에서 사용하는 휘발성 화학제품 유해성 평가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 연구위원은 "가정 내 생활주변에서 소비되는 휘발성 화학제품은 사업장과 달리 별도의 오염방지시설 없이 공기 중에 배출돼 상대적으로 관리가 어렵다"면서 "제품생산 및 공급단계에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업체를 대상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배출현황과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추가적인 규제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대기오염 규제를 자동차 뿐 아니라 생활소비재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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