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중국계 주민 비중 높은 이탈리아 도시 방문…친중 행보 보여
교황, 중국계 주민 비중 높은 이탈리아 도시 방문…친중 행보 보여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11.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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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0일(현지시간) 중국계 이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이탈리아 중부 도시를 방문했다. 주민들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며 교황을 맞았다.

이탈리아 전국 가톨릭교회 대회를 계기로 토스카나주 프라토와 피렌체 방문길에 나선 교황은 이날 첫 방문지로 프라토를 방문했다.

의류산업이 발달한 프라토는 인구 19만명의 도시로, 지난 2010년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1만7000명의 중국계 이탈리아인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불법이주민까지 포함하면 중국계 주민은 5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지난 1980년대부터 중국계 주민이 이 도시로 이주해 작은 규모의 의류공장을 세웠고 이들 공장은 저렴한 옷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비난도 제기돼 왔다.

교황은 현지 한 성당 발코니에서 한 강론에서 지난 2013년 의류공장 화재로 중국계 이탈리아인 7명이 숨진 사건을 언급하면서 중국계 의류공장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작업 조건에서 노동을 강요받았다고 전했다.

교황은 또 "모든 사람은 존중, 환대 및 인간존엄이 보장된 일자리를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노동착취, 불법과 싸울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중국계 주민을 포함한 성당 광장에 모인 청중은 이런 내용의 강론을 듣고 중국 국기 등을 흔들고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한편 일부 중국 언론은 교황의 프라토 방문은 친중 행보로 보고 있다.

교황은 작년 8월 한국 방문길에 전세기를 타고 중국영공을 왕복하면서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국민에게 축복 메시지를 보냈고 지난 9월 같은 시기에 미국을 방문한 시 주석과의 만남이 기대되기도 했었다.

당시 교황과 시 주석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지만 교황은 귀국길에서 "중국 방문을 기대하고, 중국 국민을 사랑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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