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달러는 푼돈?…보통 미국인과는 너무 다른 트럼프의 인식
100만 달러는 푼돈?…보통 미국인과는 너무 다른 트럼프의 인식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10.2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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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 대통령선거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초반 예상을 깨고 선두자리를 질주해 오다 최근 기세가 한 풀 꺾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CNN 등 미 언론들은 26일(현지시간) 트럼프가 "100만 달러(11억3220만원)는 푼돈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아버지가 단돈 100만 달러밖에 빌려주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고 지금의 큰 회사를 일구었다"고 말해 "보통의" 미국인들과의 생각 차이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또 "아버지로부터 100만 달러를 빌리는 것은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는 쉬운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이룬 것에 비해 100만 달러는 얼마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현재 재산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자신에게 100만 달러를 빌려주었던 아버지 프레트 트럼프의 재산 2억 달러를 훨씬 뛰어넘었다.

하지만 트럼프가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의 큰 재산을 일굴 수 있었다는데 동의한다 해도 그가 부호였던 아버지로부터의 도움이 없었더라도 지금과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는 아버지로부터 100만 달러를 빌려 뉴욕 맨해튼에서 부동산 사업을 시작한 것이 정확히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가 뉴욕에서 부동산 사업을 시작한 것이 1970년대 초반인 것에 비춰볼 때 사업을 시작하기 전인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졸업했던 1968년 100만 달러를 빌린 것이라고 가정하면 당시의 100만 달러는 현재 가치로는 680만 달러에 상당한다. 1968년 미국 가계의 중간 소득은 7700달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만3675달러이고 2만5000달러 선이던 미국 주택의 중간 가격은 현재 26만9000달러로 치솟았다.

이런 것들에 비춰볼 때 그가 부친으로부터 지원받은 100만 달러는 결코 푼돈이라 할 수 없는 액수이다.

한편 이날 뉴햄프셔주 앳킨슨에서 공화당 지지자들과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한 약 1200명의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는 12명으로부터 질문을 받았는데 10명은 트럼프의 답변에 큰 문제 제기 없이 넘어갔지만 2명은 트럼프로부터 충분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추가 질문을 하는 등 트럼프를 압박했다.

2개의 질문 중 하나는 트럼프가 주장해온 불법 이민자 추방과 관련된 것인데 트럼프는 1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들을 어떻게 추방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 못했다.

또다른 하나는 "기업을 일궈낸 트럼프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유권자들이 당신이 정말 미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하느냐"라는 것이었는데 트럼프는 "트럼프라는 이름만으로도 나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답했다가 "그러면 미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 계획을 제시하라"는 추가 질문에 대해서는 "세금 인하와 무역협상 재검토를 통해서"라고 얼버무렸을 뿐 뾰족한 대책을 내놓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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