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친환경쌀 공급단가 심의위 조정없이 공지 `혼란'
학교급식 친환경쌀 공급단가 심의위 조정없이 공지 `혼란'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5.03.17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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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선정업체 2곳 무농약쌀 가격 8550원 차이

학교측 선택 고민 … 업체·교육청에 잇단 문의

청주시 “학교급식 담당자가 선정… 문제 없다”
청주시가 학교급식 친환경 쌀 공급업체로 선정한 두 업체의 공급단가가 8000원 이상 차이가 나 지원대상 학교 영양사들이 업체 선정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

일선학교 영양사들은 두 업체의 쌀 가격 차이로 해당업체와 청주교육청으로 품질에 문제가 없는지, 어떤 업체를 선택해야 하는지 문의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 영양사는 “공급업체 두 곳의 단가가 동일하거나 비슷하면 선택하는 데 큰 문제가 없지만 한 업체는 5만원대이고 또 다른 업체는 6만원대이다보니 어느 곳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돼 공문을 여러번 읽어봤다”며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영양사로서 가격이 비싼 업체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저렴한 업체를 선택해도 문제가 없는지 판단이 서지 않아 업체와 교육청에 문의를 했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지난달 학교급식 친환경쌀 공급업체 공고를 통해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과 광복영농조합법인 2곳을 선정했다.

공급 단가(20㎏ 기준)는 청원생명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유기농(추청) 7만원, 무농약(추청, 호품) 6만2000원을 제시했고, 광복영농조합법인은 무농약(진수미) 5만3450원을 신청했다. 두 업체의 무농약쌀 기준 가격 차이는 8550원. 그러나 납품 단가를 심의·의결하는 학교급식 민관 공동협의회는 두 업체가 제출한 공급 단가를 조정없이 지원대상학교에 공지해 학교가 직접 공급업체와 개별 계약토록 했다.

청주시는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으로 올해 50억원을 편성했다.

읍·면지역(옛 청원군)은 종전대로 하루 500원(1인1식 기준)을, 청주시(옛 통합전 청주시)는 지난해 70원에서 120원 인상해 올해 하루 190원(1인1식 기준)을 지원한다. 총예산은 옛 청원지역은 16억9000만원, 옛 청주지역은 올해 33억1000만원이 각각 지원된다.

청주시 소재 학교(학생 수 1000명 기준)의 경우 1년 급식지원일수 180일을 계산하면 3420만원이, 읍면지역(학생 기준 1000명, 1인1식 500원)의 경우 9000만원이 친환경급식 예산으로 각각 지원된다.

광복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공모에 신청한 업체들은 업체별로 마진 등을 고려해 가격을 제시하지만 업체 간 차이가 클 경우 가격 조율을 심의위원회에서 해야 하는데도 제시한 가격에 대한 설명만 듣는다면 심의위원회가 왜 구성됐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피력했다.

이어 “개인 돈이 아니라 세금이 집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심의위원회에서 업체가 제시한 가격이 타당한지, 타 시·군의 단가결정 방법 등을 조사해 공급 단가를 결정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주시 관계자는 “(자치단체 및 농민들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농협의 벼 수매가와 개인사업자(광복영농조합법인)의 계약재배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쌀 공급가격 차이는 불가피하다”며 “각 학교급식 담당자들이 공급자를 선정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주시와 달리 친환경쌀 공급업체로 두곳을 선정한 제천시의 경우 공급 단가가 차이가 나면 신청업체끼리 가격을 조율한 뒤 학교급식지원 심의위원회에서 단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관내 친환경쌀 작목반 2곳을 공급업체로 선정한 보은군은 학교급식심의위원회에서 두 업체의 신청 가격을 조절해 가격 차이를 ㎏당 150원~175원 이내로 조절, 단가를 결정하고 있다.

공급업체를 한곳으로 선정한 영동군과 진천군은 업체가 제출한 가격과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시중가격을 비교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청주교육청 관계자는 “두 업체 가격이 차이가 나다보니 영양사들에게 가격이 낮은 업체를 선택하면 그 차액만큼 지역에서 생산된 친환경 식자재를 조금 더 폭넓게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학교 입장에서는 급식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쌀의 단가가 단돈 몇백원이라고 낮아지면 그 만큼 친환경 식자재 사용 품목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질좋은 식자재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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