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나무는 그리워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애틋한 그 마음 가지로 벋어
멀리서 사모하는 나무를 가리키는 기라
사랑하는 나무에게로 갈 수 없어
나무는 저리도 속절없이 꽃이 피고
벌 나비 불러 그 맘 대신 전하는 기라
아아, 나무는 그리운 나무가 있어 바람이 불고
바람 불어 그 향기 실어 날려보내는 기라
※ 입춘이 지나면서 봄기운을 전하듯 꽃소식이 들려옵니다. 서둘러 온 봄이 아닌가 싶으면서도 불거진 꽃망울이 싫지만은 않습니다. 꽃소식에 창밖을 보니 눅눅하게 서 있던 나무들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는지 먼 산도 파리한 빛이 어룽댑니다. 봄이 봄을 부르듯, 바람이 향기를 전하듯, 애틋한 나무의 마음이 그리움으로 피어날 날도 머지않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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