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청녕각(淸寧閣)을 아시나요?
마흔, 청녕각(淸寧閣)을 아시나요?
  • 김태종 <삶터교회목사·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 승인 2014.02.0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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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종의 함께 읽는 도덕경-땅에서 듣는 하늘의 노래
김태종 <삶터교회목사·생태교육연구소 터 소장>

昔之得一者(석지득일자)니라.

天(천)이 得一(득일)하여 淸(청)이요, 地(지)가 得一(득일)하여 寧(녕)하고, 神(신)이 得一(득일)하여 靈(영)하며 谷(곡)이 得一(득일)하여 盈(영)하고 萬物(만물)이 得一(득일)하여 以生(이생)이요, 侯王(후왕)이 得一(득일)하여 天下(천하)를 貞(정)하게 하니 其致之一也(기치지일야)니라.

天(천)이 無以淸(무이청)이면 將恐裂(장공렬)하고 地(지)가 無以寧(무이녕)이면 將恐發(장공발)이요 神(신)이 無以靈(무이영)이면 將恐歇(장공헐)이며 谷(곡)이 無以盈(무이영)이면 將恐竭(장공갈)이요 萬物(만물)이 無以生(무이생)이면 將恐滅(장공멸)이며 侯王(후왕)이 無以貴高(무이귀고)면 將恐蹶(장공궐)이라.

故(고)로 貴以賤爲本(귀이천이본)이며 高以下爲基(고이하위기)니 是以(시이)로 侯王(후왕)이 自謂(자위)에 孤寡不穀(고과불곡)하나니 此(차)는 非以賤爲本邪(비이천위본야)니 非乎(비호)인가.

故(고)로 致數輿無輿(치삭여무여)하여 不欲琭琭如玉(불욕녹록여옥)하고 珞珞如石(낙락여석)하라.

- 옛적에 하나를 얻은 일이 있었다./ 하늘이 하나를 얻어 맑아졌고, 땅이 하나를 얻어 편안해졌으며, 신이 하나를 얻어 제 구실을 하게 되었고, 골짜기가 하나를 얻어 채워졌으며 뭇 생명이 하나를 얻어 삶을 이었고, 제대로 사는 사람이 하나를 얻어 세상을 반듯하게 하였으니, 그 모든 것은 하나에 있는 것이다./ 하늘이 맑지 못하면 시끄러워질 것이고, 땅이 평안을 잃으면 어지러워질 것이며, 신이 제 노릇을 못하면 쓸모가 없을 것이고, 골짜기가 채워지지 않으면 가뭄을 타게 되고, 뭇 생명이 삶을 못 잇는다면 멸종하게 될 것이며 사람이 제 구실을 못하면 세상이 기울게 되니, 이러므로 모든 귀한 것은 흔한 것의 바탕 위에 존재하고, 모든 높은 것은 낮은 것이 받쳐서 가능하니, 이러므로 권좌에 있는 이들은 스스로를 쓸데없는 사람(孤寡不穀:외롭고 작으며 쓸데없음)이라 하니, 이는 흔한 것이 모든 것의 기반이라는 말이 아니겠는가, 거듭된 명예는 명예라 할 수 없으니 옥처럼 차랑차랑한 소리보다는 돌처럼 거칠게 구르기를 바라는 것이 삶의 길이다.



본문이 좀 깁니다. 그러나 내용은 간단합니다. 세상에 생명은 태초에 생겨난 이 지구라는 곳에 생명의 기운이라는 그 하나를 얻어서 이루어진 것, 그 하나라고 하는 것이 어떤 고귀한 것이 아니라 그저 아무 것도 아닌 듯 보이는 ‘그것(하나)’이라는 겁니다. 모든 것이 그 하나를 얻음으로 그 자신일 수 있으니 그 하나를 얻은 것에 이름을 붙인다면 그것이 道(도)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청원군청에 가 보면 한쪽 구석에 청녕각(淸寧閣)이라는 현판이 걸린 조선시대의 건물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이 건물은 조선 시대 청주의 행정을 보는 곳이었는데, 처음 근민헌(近民軒)이라고 했다가 조선 말에 청녕각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 청녕각의 淸寧(청녕)이 바로 오늘 본문의 하늘과 땅이 두루 편안함을 이른다는 데에서 왔다는 것은 알만한 이들은 다 아는 일입니다.

그만큼 도덕경은 우리 역사 속에서 여운 깊은 울림으로 다양하게 작용을 하면서 감성과 정서, 그리고 기품을 만드는 역할을 했는데, 문득 어린 날 어른들이 하던 이야기 중에 도덕경의 내용이 있었다는 것도 떠오릅니다. 그 그윽한 풍경이 참으로 아름다웠더라는 말까지 하는 것으로 오늘 이야기를 여기서 접습니다. 날마다 좋은 날!!! -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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