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도로명 주소 전격 사용
내일부터 도로명 주소 전격 사용
  • 충청타임즈
  • 승인 2013.12.3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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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박종현 <충북도 토지정보과 주무관>

내일부터 도로명 주소가 전격적으로 사용된다.

맛있는 음식들로 잘 차려진 밥상 앞에 앉으면 기분이 좋아지며 자연스레 입안에 침이 고이게 된다. 차려진 음식들에 대한 그 향과 모양이 맛있는 기억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경험에 의해 우리는 반응을 하게 된다. 어떤 일이 잘 되기 위해서는 그것이 우리의 머릿속에 얼만큼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주소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자. 그간 써왔던 지번주소는 학교에서 배운 것도, 학원에서 배운 것도 아니다. 학습을 통해 알게 된 것이 아니란 얘기다. 우리의 머릿 속에는 오랫동안 살고 있던 지역의 위치가 동·리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위치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이 경험에 의한 것으로, 경험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또한 기억의 양은 한정되어 있다. 기억은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 정도를 따지면 대략, 쯤 등 어렴풋한 것들이 많다. 우리가 보통 기억하고 있는 위치는 큰 덩어리이고 그 덩어리 속의 대략 어디쯤 뭐 이런 정도일 것이다.

주소를 상대방에게 알릴 때 ~동 ~번지로 알려 줄 경우 상대방이 그 지역에 대한 기억이 없다면 지번이 표시된 도면 없이 목적지를 찾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에게 위치를 알릴 때 대부분 ~동 ~번지 보다 ~동 ~건물(상호 등) 근처, ~동 ~거리 등 상대방이 알만한 기억 속의 큰 덩어리를 찾아 설명해 왔다.

상대방과 위치에 대한 공유된 기억이 없다면 위치를 알려주는 것은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이럴 경우 상대방에게 지번주소가 표기된 도면을 쥐어주고 동서남북을 알려주어야만 상대방은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이것은 지번주소에 현장표시 및 안내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주소체계가 도로명주소다.

지금이야 과학이 발달되어 GPS를 활용한 스마트폰 및 네비게이션 등으로 위치를 알 수 있는데 뭐 그게 필요하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네비게이션의 위치정보 서비스는 위성상태에 따른 오차 및 고, 고압선 등 주변환경의 영향 등에 의한 다양한 오차를 내포하고 있으며 모든 사람이 그러한 장비를 갖고 있지도 않다.

또한 별다른 속성이 없는 지번도 보다 건물마다 주출입구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도로명주소 도면을 사용하는 것이 위치기반서비스에서 보다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위치 표시 기능의 근본은 어떠한 기술을 쓰느냐보다 어떠한 주소 체계를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단 얘기다. 과학이 발달할수록 도로명 주소의 도입이 더 시급한 이유이다.

도로명주소는 도로를 따라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의 건물번호를 순차적으로 부여하여 거리와 방향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한 편리한 주소체계이다. 도로와 건물이 있는 곳이라면 도로의 이름을 알려주는 도로명판과 건물의 번호를 알려주는 건물번호판이 설치되어 있어 찾고자 하는 곳의 도로명 주소만 안다면 쉽게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문제는 찾고자 하는 곳의 도로명이 무엇이고 그 도로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지번주소도 마찬가지다. 가본 적이 없는 곳을 찾아갈 경우 먼저 도면 등을 통해 위치를 확인하는 단계가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2014년부터 전면시행되는 도로명주소를 사용하는 습관을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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