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 하천변 매몰지 선정 '시끌'
휴양지 하천변 매몰지 선정 '시끌'
  • 이경호 기자
  • 승인 2011.02.0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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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구제역방역본부, 주민 반발로 작업중단… 의심신고 2주째 용지확보 못해
정부가 2차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각 자치단체에 구제역 매몰지의 신중한 선정을 지시했는데도 충주시가 휴양지 하천변에 매몰지를 선정해 주민들의 강력 반발을 사고 있다.

충주시구제역방역대책본부는 지난 7일 충주시가 운영하는 봉황휴양림이 인근에 있는 가금면 봉황리 한포천변에 구제역 매몰지를 선정하고 굴착작업을 진행하던 중 이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제지로 작업을 중단했다.

앞서 방역본부는 지난달 30일 가금면 봉황리의 A씨가 운영하는 3690마리 규모의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발생 농장 내에 매몰을 시도했지만 지하수가 용출되면서 대체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 이 지역 주민들이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변에 수천 마리의 돼지 매몰이 이뤄질 경우 침출수에 의한 하천 및 지하수 오염, 여름철 침수 위험, 악취 등을 우려해 매몰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매몰지는 바로 앞을 흐르는 한포천과 50여m 떨어져 있고 10여 년 전 빗물로 불어난 하천물에 침수된 부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이 지역은 봉황휴양림과 국가보훈청 휴양원, 전원주택, 펜션 등이 조성된 휴양지로 매몰지는 봉황자연휴양림과 500여m, 보훈휴양원과 400여m 거리에 위치해 있어 환경오염이 현실화될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

환경부의 가축 매몰지 환경관리지침에 따르면 매몰지는 하천에서 30m 거리 이내에 선정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지침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방역본부가 하천변과 휴양지라는 지역 특성상 매몰지 선정에 보다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역본부는 이에 따라 이 농장에서 의심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6일부터 이미 2주가 지났지만 매몰지를 확보하지 못해 인근 지역으로 확산도 우려되고 있다.

방역본부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로 발생농장 내 부지에 복토 후 매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결정했지만 지하수 용출 문제를 장담할 수 없어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직 구제역 매몰지를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상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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