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대세' 인문학 쇠퇴일로
'취업이 대세' 인문학 쇠퇴일로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0.10.2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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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학문 득세… 독문학 등 폐지 잇따라
철학과 충남 백석대·충북 충북대 유일

'인문학의 위기'라고 한다. 대학에서는 지원자가 없다는 이유로 학과폐지라는 강수까지 두면서 인문학의 쇠퇴를 조장하고 있다.

실용학문의 득세 속에서 수천년 명맥을 이어 온 인문학이 사장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런 사정 속에 전문대학 전용으로 여기던 보건계열 학과가 속속 4년제에 설치되면서 "전문대학에서 인문학을 개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나올 정도다.

청주대학교는 2011학년도 학부 정원 조정계획을 확정한 결과 인문대학 어문학부 학과 가운데 독어독문학과, 불어불문학과, 러시아어문학 등 3개 학과의 전공을 폐지했다. 영미어문학부의 경우 학부를 폐지키로 했다.

예술대학 공연영상학부 공연예술학과 또한 전공 폐지키로 했다. 특히 공연예술학과의 경우 2009학년도 학부 정원 조정에서 신설된 전공 학과로, 신설한 지 2년 만에 폐지되는 결과를 낳았다. 청주대는 지난 2009학년도엔 문화철학과, 무용·한국음악 전공을 폐지했다.

2011학년도 폐지된 학과의 정원은 신설된 군사학과와 증원된 간호학과 모집 정원에 포함됐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55개 대학에 철학과가 개설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지난 10년 동안 8개 대학이 철학과를 폐지하거나 명칭을 변경했다.

철학과를 폐지한 대학은 서울이나 수도권보다는 지방대학이 유독 많았다.

서울의 경우 고려대, 서강대 등 17개 대학에 철학과가 설치돼 있지만 지난해 폐지된 곳은 한 곳도 없다. 반면, 충남의 경우 철학과가 설치된 대학은 백석대학교(기독교 철학)가 유일하다. 호서대는 2002년 폐과됐고, 선문대는 2008년 문화콘텐츠 학과로 명칭을 변경했다.

충북은 청주대가 2009년 문화철학과를 폐지시키면서 충북대가 유일하게 철학과를 유지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학문의 잣대가 졸업 후 취업에 맞춰져 있다 보니 실용학과가 우대받는 시대가 됐다"며 "지금의 대학 풍토 속에서 인문학은 갈수록 냉대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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