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꿈 13세 소녀 굿샷
골프여제 꿈 13세 소녀 굿샷
  • 안정환 기자
  • 승인 2010.04.15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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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출전 주니어골프 여초부 5위 달성
하루 7시간 맹훈련… 체력·집중력 등 탁월

2016 올림픽 금·LPGA 우승 당찬포부도

세계 여자골프 무대를 휩쓸고 있는 신지애, 미셸위를 두고 그들은 경쟁 상대일 뿐 우상은 아니라고 말하는 당찬 소녀가 있다.

아직도 앳된 얼굴을 한 초등학교 6학년 13세 소녀가 말이다.

신지애, 미셸위가 우상이 아닌 경쟁자라고 당당히 말하는 소녀는 바로 오창 비봉초에 재학중인 여자골프 유망주 김민지(사진).

김민지는 지난 9일 막을 내린 제12회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초등부 여자부문 5위에 입상했다.

1등만을 기억하는 우리나라 체육 풍토를 생각한다면 평범한 성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10년간 생활했던 어린 학생이 처음 출전한 국내대회에서 거둔 성적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것도 최나연, 안시현, 김주미, 유소연, 김송희, 송보배, 박인비 등을 배출한 국내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신지애 키즈' 47명을 상대로 올 시즌 국내주니어대회 풀시드를 확보했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

158cm, 52kg의 당당한 체격과 7시간 이상의 훈련을 소화해 내는 강인한 체력, 낙천적인 성격도 김민지의 성장 잠재력으로 꼽힌다.

김민지는 "한국에 와서 처음 참가한 대회에서 5위를 차지한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경기방식과 환경에 익숙해지면 자연히 성적도 좋아지고 우승도 하게 될 것"이라고 첫 출전 소감을 말했다.

김민지가 골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두살 때 가족과 함께 필리핀으로 이민을 간 김민지는 대한프로골프협회(KPGA) 소속 프로 자격증을 갖고 있는 아버지 김종민씨(47)를 따라 골프장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골프에 입문하게 됐다.

취미삼아 배운 골프지만 필리핀, 홍콩, 미국 등 전세계 각국에서 열린 각종 주니어골프대회에서 빼어난 실력을 뽐냈다.

6살 때인 2003년 미국에서 열린 삼성월드아마추어골프대회 주니어 E클래스부문(7~8살) 우승을 시작으로 주니어월드대회, DHL아마추어골프대회, 필리핀레이디스대회 등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전세계 각국 대회에서 획득한 트로피만도 60여개에 달한다.

필리핀 여자 주니어 1위였던 김민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여자골프 최강인 한국에서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결심했다.

김민지의 결심으로 가족들도 지난해 8월 오창에 정착했다.

주변에 떼제베CC, 그랜드CC, 오창테크노빌GC 등이 위치해 골프 1학군으로 꼽히는 오창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간 것이다.

골프와 공부를 모두 잘하고 싶다는 김민지는 "가고 싶은 대학도 이미 미국 스탠포드대로 정했다"며 "2016년 올림픽 금메달은 물론 LPGA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김민지를 직접 가르치고 있는 아버지 김종민씨도 "민지가 원해서 골프를 시작한 만큼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해외에 비해 부족한 국내 환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3살의 어린 나이에도 평일 7시간, 주말 10시간 이상의 강훈련을 거뜬히 소화해 내는 김민지의 양손은 이미 굳은 살이 박혀 있다.

본인 스스로 골프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김민지가 국내 무대를 뛰어넘어 세계 여자골프를 점령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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