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와 의약품 바로알기
신종플루와 의약품 바로알기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1.1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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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정의 소비자 살롱
유현정 <충북대 소비자학과 교수>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 수가 50명을 넘어서고, 배우 이광기씨의 아들 석규군의 최종 사인이 신종플루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감이 심화되고 있다.

석규군의 경우 타미플루를 처방받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해 하루 늦게 복용하는 바람에 상태가 악화되었고, 상태가 심해졌을 때는 이미 구토로 약을 삼키지 못할 상황이었다고 한다.

타미플루만 바로 먹였다면 아들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며 석규군의 어머니는 통한의 눈물을 쏟아내 주변을 가슴아프게 했다고 한다.

반면 일각에서는 타미플루의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확진이 내려지기 전에 이를 남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문제는 확진이 내려지기까지의 이틀간 과연 타미플루를 먹어야 하는가, 먹지 말고 검사결과를 기다려야 하는가를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약품 사용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그다지 명예로운 입장이 못된다.

2004년 PPA 성분이 함유된 감기약을 기억하는가?

감기약에 함유된 PPA성분이 뇌졸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소비자들은 극심한 불안과 혼란을 겪었다.

이러한 사건들을 계기로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증가하였으나 이것이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의 올바른 지식축적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약품의 상업화와 공격적 판촉활동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자가 판단에 의한 일반의약품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일반의약품 사용으로 인한 상병(illness)의 70~90%가 자가 치료에 의해 이루어지며,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의한 의약품 오·남용의 문제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2007년 조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축농증, 폐렴, 중이염 등을 앓고 있는 어린이 환자의 80% 정도에서 페니실린이 약효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국내 항생제 처방률은 외국 평균의 2배에 이르고 국내 항생제내성균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결과도 있다.

식약청의 조사결과에서도 국내 감기환자 항생제 처방률은 55.75%(2008년 1분기 기준)로 10~40%대인 선진국보다 높다.

특히 7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항생제 사용은 일반국민에 비해 2배가량 높아 소아 항생제 처방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었다

충북대 소비자학과에서 최근 조사한 자료에서도 바이러스와 세균의 차이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의 23.3%에 불과했고, 들어봤지만 차이는 모른다는 응답이 51.0%, 차이가 없다(같은 것이다)는 응답이 22.0%, 용어 자체를 들어본 적 없다는 응답도 3.7%로 나타났다.

즉,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소비자들이 의약품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능력은 지식, 태도, 기능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성되는데, 의약품에 대한 기본지식이 없으면 의약품 사용에 대한 올바른 태도를 형성할 수 없고, 태도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필요한 시기에 바로 행동을 취할(기능) 수가 없다.

지금 의약품에 대한 우리의 현주소는 최소한의 아는 것도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신종플루 의심에서 확진까지의 기간 동안 언제든지 의료진과 긴밀하게 전화 또는 인터넷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소비자들도 의료진을 믿고 따르며, 남용도 방심도 하지 않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의약품안전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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