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말
가장 아름다운 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11.0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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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소천 홍현옥 <시인>
육십이 넘은 노부부가 성격 차이로 이혼하려고 마지막으로 변호사와 함께 식사를 하는데, 상대에게 묻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주었다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다리를 좋아하는데 당신은 왜 물어보지도 않고 날개를 주는 거야"

"날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인데 먹고 싶어도 참고 평생 당신 줬는데 이혼하는 날까지 그런 식으로 나에게 말할 수 있어?"

화가 난 노부부는 집으로 돌아가 생각해보니 표현을 안 해서 그렇지 서로를 지극히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고 사과하려고 전화하려는데 연결되지 않던 중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고 급히 달려가 보니 핸드폰을 꼭 쥐고 있었는데 자신에게 보낸 한 건의 문자메시지가 있었다.

"미안해 사랑해 용서해"

이 노부부가 아니더라도 부부 중 한쪽이 먼저 죽을 때 남은 자는 거의 이 말을 한다. "여보 미안해"사람은 왜 이렇게 미련하게 뒷북만 치고 살아갈까.

세상에서 절대로 늦춰선 안 될 일이 세 가지가 있다. 빚 갚는 일, 용서하는 일, 그리고 사랑을 고백하는 일이다. 빚을 안 갚거나 남을 용서하지 않으면 참된 평안을 누리며 살 수 없지만, 표현되지 않는 사랑은 내일에 대한 꿈도 없이 스스로 고독한 인생이 되게 한다. 그러므로 미루지 말고 지금 표현해야 한다. 먼저 상대방을 사랑한다는 메시지로 표현하라.

"당신은 나에게 꼭 필요한 존재야.", "당신은 나의 영원한 소망이야." 이 한마디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으나 하면 할수록 신뢰감이 형성되면서 가정은 작은 천국이 되어간다.

다음으로는 몸으로 표현해야 한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원하는 것을 들어주며,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의 필요를 물어보고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것이다. 자신의 요구도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둘째로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려면 상대를 이해하려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아버지학교'를 초창기 때부터 진행했던 김성묵 씨가 몇 년 전 '그 남자가 원하는 여자, 그 여자가 원하는 남자' 책을 출판했는데 그 책의 요점은 간단했다. 부부의 갈등은 성격 차이가 아니라 남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여 생긴 문제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자는 여자로부터 '당신은 성공한 사람이에요'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반면에, 여자는 남자로부터, '당신 얼마나 힘들어! 많이 힘들지'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 한다고 했다. 즉 남자는 칭찬과 인정의 말을, 여자는 염려와 배려의 말을 원한다. 말을 할 때에도 남자는 요점을 정리해서 말하는 직접화법, 여자는 부연 설명을 하는 간접화법을 선호한다. 아내는 남편이 사실과 정보를 나누는 대화를 원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맞장구를 쳐주는 지혜가 필요하며, 남편은 아내가 느낌과 감정 그리고 생각을 나누길 원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대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셋째로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상대를 있는 모습 그대로 수용함에 있다. 결혼의 목적은 물건처럼 자신의 편리를 위해 상대를 자기 식으로 뜯어 고치려는 데 있지 않다. 만약에 잔소리나 어떤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도 바뀔 수 없다는 것을 아직도 알지 못했다면, 헛똑똑이요 헛인생을 산 사람이 분명하다. 사람은 있는 모습 그대로 이해하고 인정하며 수용할 때부터 변화하고 성장한다.

결혼은 완전한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사람을 위한 제도라고 말하는 것은 약점이 없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것이 상대에게 없고, 상대가 가진 것이 내게 없는 것이 많다. 곧 부족한 면이 있기에 배우자가 필요한 것이다. 부부의 진정한 하나 됨도 마찬가지다. 사랑이란 기성품처럼 이미 완성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연약함을 통해 상대를 알고 그 아픔까지도 수용하고 사랑할 수 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아름다운 관계가 형성되어 가는 것이다. 이런 수용의 겸손함이 없을 때는 상대의 약점은 물론이고 장점까지도 인정하지 않아 독불장군이 되면서 누구도 동반자가 될 수 없기에 고독하게 일방통행적인 삶을 살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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