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적인 사교육 대책을 당부한다
심층적인 사교육 대책을 당부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9.04.2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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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효겸 <충청북도 부교육감.호서대 초빙교수>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최근 밤 10시 이후 사설학원 심야단속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야심찬 발언에 국민 시각은 두 가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나는 밤 10시 심야로 실시되는 사설학원을 단속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변형된 고액 개인과외가 성행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양 견해가 다 일리가 있다. 그것은 사설학원 심야 교습시간을 일부 제한하는 등 이미 이와 같은 방법을 과거에도 실시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자라나는 젊은 청소년의 건강을 위해서도 심야 사설학원 운영에 제한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다. 밤 늦게까지 사설학원에 다니는 것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건강관리의 효과는 충분히 있다. 그러나 원론적 의미를 지키기 위한 세부이행단계에서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은 매우 큰 것이 현실이다.

국회교육과학위원 21명 중 8명이 찬성입장을, 3명이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립위원은 7명이고 무응답 입장은 3명이다. 반대 입장 3명의 의견을 보면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단속의 지속성이 의문이고 전국의 모든 사설학원을 대상으로 단속하려면 감시비용이 너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당 이군현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규제 완화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학생들이 공부하겠다는데 그것을 어떻게 법으로 막을 수 있느냐"고 언급했다.

찬성입장을 취하는 의원들도 종합적인 사교육 억제대책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다. 김세연 의원은 "찬성은 하지만 부작용도 우려돼 한시적인 운영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입시대책 등 사교육 열풍의 근본적인 문제를 함께 짚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같은당 김영진 의원은 사설학원에 대한 포고령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모처럼 제대로 방향을 잡은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립입장을 밝힌 의원들은 대부분 정확한 내용을 보고 입장을 정하겠다고 신중론을 펴고 있다.

학부모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첫째, 사설학원비 부담을 덜어주는 반가운 뉴스라고 환영하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사설학원을 잡아서 사교육이 진정될 것이라는 주장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하고 있다. 둘째, 새롭게 떠오르는 현안은 고액과외라고 지적하면서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고액 불법과외를 누가 단속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셋째, 사교육시장을 잡지 못한 채 단가만 올려서 음성적인 과외시장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입장이 있다. 이상에서 보다시피 원론적 입장에서는 우세한 대안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행하는 단계에서의 의구심은 대단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사교육 대책은 사설학원 밤 10시 이후 운영금지 하나만 가지고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와 관련된 주요개혁조치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여기서 제시한 사교육종합대책 중 대입내신반영비율축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본다. 대입내신과 고교학업 정상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아울러 검토하길 당부한다.

방과후 프로그램강화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내용을 손질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학교의 학원화가 올바른 공교육 살리기로 볼 수 있느냐다. 학원 강사들이 대거 투입되어서 학생들이 학교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것이 공교육 살리기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고 항변하는 것에 어떻게 납득시킬 수 있는지 사뭇 궁금하다. 관계당국에서는 국민의 이런 불편한 심기를 아울러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해 내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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