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이동 두꺼비 비운의 로드 킬
산란이동 두꺼비 비운의 로드 킬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8.03.14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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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흥방죽 가는 도로서 20여마리 사고로 죽어
원흥방죽으로 찾아오는 두꺼비들이 로드 킬(road kill)로 희생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본격적인 산란이동을 시작한 원흥이 두꺼비들이 찻길교통사고인 로드킬을 당해 죽어 있는 것을 지난 12일 오후 두꺼비모니터링을 실시하던 원흥이생명평화회의 회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이에 원흥이생명평화회의는 지난 12일과 13일 이틀간 이 도로 주변을 조사한 결과 20여마리가 산남동 구룡터널과 금성자동차학원 사이의 4차선 도로에서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로드킬을 당한 두꺼비들은 검찰청 뒤쪽 구룡산에서 겨울잠을 잔 뒤 원흥이방죽으로 산란 이동 중인 것들로, 이동통로를 벗어나 방죽으로 향하다 이같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로드킬은 산남 3지구 원흥이방죽 일대의 개발과 구룡산 서식지 파괴 속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어난 사고로, 두꺼비 보호 측면에서 주변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원흥이생명평화회의는 로드 킬이 확인됨에 따라 두꺼비들의 이동통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유도망을 높이고, 2겹으로 망을 보완하는 등 두꺼비 보호 대책에 나섰다.

그러나 물냄새를 따라 이동하는 두꺼비의 생태적 특성으로 인해 찻길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현재 원흥이생명평화회의는 시민들의 자원활동으로 매일 두 차례 두꺼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지만, 개체수 확인이나 이동통로 조사만으로도 역부족인 상태다. 더구나 야간에 활동하는 두꺼비들이 찻길로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선 철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산남 3지구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며 교통량이 증가한데다, 성화지구 개발이 끝나는 오는 2010년이면 교통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원흥이생태공원의 두꺼비들이 산란이동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로드 킬 대책이 수립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로드킬(roadkill)이란?

인간이 만든 도로 위에서 차량 사고로 인해 야생동물이 숨지는 것을 말한다. 인간의 이기적인 개발로 생태계의 단편화가 일어나고 이에 생태터전을 잃은 야생 동물들이 자신의 삶의 영위와 종족번식을 위해 이동하는 중 도로에서 차와 충돌하여 죽는 현상이다. 로드킬은 이미 전세계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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