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로 풀어보는 세상
뒷담화로 풀어보는 세상
  • 전영순 문학평론가
  • 승인 2024.04.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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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포럼
전영순 문학평론가
전영순 문학평론가

 

정치인다운 사람이 없어 투표하기 싫다는 말, 참 서글프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사전 투표 기간과 공휴일까지 정해 투표를 유도하지만 유권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뭘까?

총투표율 67%로 역대 최고치로 나타났지만 다수 의석을 얻은 민주당의 정책 공약과 비전은 “못 살겠다. 윤 정권 비판하자”에 묻힌 격이고, 국민의 힘 정책 공약도 어쩌면 한 비상대표위원장의 호소로 끝난 건 아닌가 싶다. 결과적으로 22대 총선은 안정보다 견제와 변화를 선택했다고 본다. 누가 창이고 방패라고 할 것도 없이 투표한 유권자들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다.

플라톤(Plato)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공약에서 알 수 있듯이 의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은 국민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금배지만 달고 국회에 입성하면 국가의 발전과 국민의 안녕은 `나 몰라라'가 되고 선거철이 임박하면 어떻게 공천을 받을 수 있을까에 혈연이 되어 그 뒷담화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정말 지역과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할 사람은 없단 말인가? 왜 똑똑한 사람들도 정치에 입문하면 바보가 될까?

민주주의가 등장하면서 정치인들의 권력과 특권도 탄생했다. 선조들은 권력이나 특권으로 암울한 과거를 청산하고 싶어 손주들에게 커서 대통령이 되라고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역대 정권을 잡았던 대통령치고 명예스럽게 마무리한 사람이 없다. 진실 게임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비리 사건, 막말 논란 등 재판이 진행 중인데도 이번 총선에 국민의 힘을 찍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는 명백하다.

총선을 앞두고 추진한 연구비 삭감, 의대 입학생 충원,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등은 국민의 힘에 부작용을 초래했다.

그 외에도 김건희 여사 특검, 채상병 사망 진상조사.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등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 과학기술은 한국의 미래가 달려있다. 먹고사는 문제에는 특히 예민하다. 예산 편성할 때 고민도 많이 했을 것으로 예상하나 연구비 삭감은 과학자나 연구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 매스컴을 통해 `국고가 바닥이 났다. 갚아야 할 부채가 엄청나다. 국민연금이 머잖아 고갈될 것이다.'라는 것을 몇 해 전부터 수없이 들었다. 카페에 앉아 있으면 이구동성으로 연구비 삭감 문제와 이종섭 주호주대사 임명 건 이야기가 오간다.

선거 결과를 두고 국민의 힘에서는 패배한 원인이 대통령 책임이니, 한동훈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책임론을 거론하고, 민주당에서는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권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하나 국민은 왜 씁쓸한 표정을 지을까? 정치에 문외한 필자는 이번 총선에서 느낀 바는 사심 없이 유세하다 내려온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존경한다. 한동훈 전 위원장처럼 다른 정치인들도 욕을 먹더라도 소신껏 목소리 내기를 바란다면 과욕일까?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 들 때 미련 없이 그 자리를 내려놓는 정치인이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우리는 21대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질의하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봤다. 함량 미달인 질의로 말장난이나 코미디 같은 발언을 한 의원들이 당선된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공천권을 놓고 잡음이 많았던 것도 기억한다.

당선 결과를 두고 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니, 없니 하는 뒷말도 적지 않다. 당선된 의원들이 능력이 있어서 선택된 것도 아니요, 능력이나 인격이 없어서 떨어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당선된 사람보다 출중한 인재도 있다. 그러나 국민에 의해 투표로 당선된 이상 의원이든 대통령이든 국정과 의정활동을 잘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정치인들의 잔치가 아니라 22대 국회에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불편한 것들을 고민하며 풀어나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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