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 태어난 까닭?
사람으로 태어난 까닭?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2.09.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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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식당에 가는 것은 밥을 먹기 위해서다. 학교에 가는 것은 공부하기 위해서다. 모든 곳은 그에 상응하는 존재 이유가 있고, 그곳과 인연이 닿았다는 것은 그곳에서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이라는 곳도 식당이나 학교와 마찬가지다. 우리가 사람의 몸을 받아서 이 세상에 왔다는 것은 무엇인가 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인간의 몸으로 이 세상에 온 목적은 무엇일까? 돈을 많이 벌어서 부자가 되는 것, 국회의원이 되고 장관이 되는 것 등등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목적들이 있다. 청소년기, 장년기 등 시기별로 크고 작은 삶의 목적들까지 포함한다면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러나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 되었든 최종적인 본 목적은 하나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바로 `인간완성'이다. 따라서 이 세상 자체가 인간완성을 위한 큰 학교고, 큰 도량이며, 큰 교회라고 이해하면 된다.

인간완성이란 무엇인가? 완전한 인격체가 되는 것이다. 성인군자(聖人君子)가 되는 것이다. 도인(道人)이 되는 것이다. 성불(成佛)하여 부처가 되기 위해, 하나님의 온전한 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온 것이다.

동서고금에 따라 종교에 따라 그 표현은 제각각이지만 의미하고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 않다. 태어나는 것부터 시작해 울고 웃고 아프고 고통받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이혼하는 모든 삶이 인간완성을 위한 여정이다. 장사하고 사업해서 돈을 벌거나 망하는 것도, 직장에서 승진하거나 진급에서 탈락하는 것도, 죽도록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하거나 소소한 감기몸살로 이불을 덮고 드러눕는 것도, 마지막 숨을 내쉬는 죽음의 순간까지 이 세상에서 겪게 되는 모든 일은 인간완성을 위한 성(聖)스러운 여정이며 그 자체가 그대로 인생의 목적이다.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체능 등으로 나눌 필요도 없다. 종교나 철학뿐 아니라, 경영학, 경제학, 행정 및 법학, 음악, 미술, 체육 등등 이 모든 것들 또한 인간완성의 필요에 따라 파생된 것들이다. 심지어 돈과 권력이 넘치는 부모의 자식으로, 배운 것 없고 가난한 부모의 자식으로, 건강하고 따듯한 인품을 갖춘 부모의 자식으로, 극심한 장애를 겪고 있는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난 것 또한 인간완성을 위해 필요한 환경과 조건을 스스로 선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같은 까닭에 자신과 처지가 다른 환경 속에서 태어난 누군가를 부러워하거나 업신여길 필요는 없다. 세속적 잣대만 들이대지만 않는다면, 자신의 그릇과 복덕(福德) 및 인연에 따라 인간완성을 위한 최고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고, 그 선택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몸을 받아서 이 세상에 온 목적이 인간완성이라면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이고 온전한 인격을 갖추고 인간완성을 이룬 뒤에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이에 대해 사서삼경(四書三經) 중 하나인 대학(大學)은 삼대 강령을 통해 인간완성을 위한 최우선 선결과제로 명명덕(明明德) 즉, 내면의 지혜인 명덕을 밝힐 것을 강조한다. 지혜를 밝혔다면 친민(親民) 즉, 주변의 인연 닿는 사람들도 지혜를 밝힐 수 있도록 돕는 홍익인간의 삶을 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지어지선(止於至善) 즉, 언제나 지극히 선하고 지공무사한 마음이 변치 않는 올곧은 불퇴전의 삶을 흔들림 없이 살아가라는 것이 대학의 마지막 강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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