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오찬 간담회자리 농담… 왜곡된 보도"
충북 보은-옥천-영동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용희 국회 부의장(77·열린우리당)의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발언 이후 지역주민들과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지역인사들이 진위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본보 11일자 5면 보도>
특히 이 부의장의 불출마 발언이 알려지면서 출신 지역구에서 커다란 파장이 일고, 이 부의장의 측근들과 가족들은 서둘러 진화에 나서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 부의장의 내년 총선 불출마 발언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난 10일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르자 보좌진들은 "이 부의장의 발언은 공식적인 기자회견장이 아닌 오찬 간담회자리에서 있은 농담"이라며 "이 부의장의 뜻과는 달리 왜곡된 보도"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부의장은 지난 9일 이향래 보은군수와 한용택 옥천군수, 정구복 영동군수 등 3개 군수들과 2개 방송사, 2개 통신사, 6개 신문사 등 기자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지역구내 지인들이 오는 2008년 4월9일 있을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할 것을 권유하고 있으나 78세의 고령인데다 훌륭한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출마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등에 비해 고령이라고 볼 수 없다는 주변 사람들의 시각에 대해 "이 곳은 일본같은 외국이 아니고 한국"이라며 "일본의 경우 더 나이 많은 사람들도 정치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나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언급했다.
지역구내 모든 군수와 방송·통신·신문 기자들이 대거 참석한 자리에서 국회 부의장인 이 의원의 발언을 '농담'이나 '왜곡된 보도'라고 치부하기에는 설득력도 없고 번복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당시 참석자들의 반응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의장의 보좌진 등 측근들이 '내년 총선 불출마' 발언을 애써 '왜곡'하려는 것은 앞으로 1년여 남은 임기동안 자신들의 입지가 줄어들까 염려하는게 아니겠느냐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지역에서 공공연한 사실로 인식되고 있는 이 부의장의 삼남 재한씨(45·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한용산업(주)대표)의 정치입문을 염두에 둔 '고도의 술수'로 비쳐지고 있기도 하다.
이 부의장의 내년 총선 불출마가 공식화될 경우 무주공산이 될 옥천-영동지역에서 여의도 입성을 꿈꾸는 지역출신 인사들의 활동이 조기에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근 정부의 장·차관급 인사에서 보은·영동출신이 적지않게 발탁되면서 그동안 인물난을 겪었던 충북 남부 3군의 정가에 새바람을 예고하고 있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 지역 정가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이재한씨는 "아버님의 출마여부는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아직까지 확실히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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