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후보 자중지란 단일화 사실상 무산
야권 후보 자중지란 단일화 사실상 무산
  • 선거취재반
  • 승인 2018.06.04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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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매수설 돌출변수
박경국·신용한 격돌
檢 수사까지 확대 형국
의미없는 공방 몰두
부동층 잡기도 어려워져

6·13 지방선거 투표일을 불과 1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충북도지사 선거에 출마한 야권 후보들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불거진 매수설이 수그러들기는커녕, 후보 간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데다 검찰 수사로까지 확대된 형국이다.

그동안 충북지역 정가에선 야권 단일화 가능성을 높게 봤다.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후보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야권 분열은 `필패'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신용한 후보가 바른미래당으로 말을 갈아타기 전까지 박 후보와 같은 자유한국당 소속이었기 때문에 정치적 뿌리가 같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었다.

처음 단일화에 불씨를 지핀 것은 바른미래당 신용한 후보였다.

자유한국당 박경국 예비후보에게 `권역별 야당 합동토론회'를 제안했지만, 박 후보의 부정적 입장으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 후보의 독주가 계속됐고, 야권 단일화 여론이 보수진영에서 확산하자 두 후보는 단일화 논의에 나섰다.

그러나 `후보 매수설'이란 돌출변수가 생기면서 이젠 단일화를 하고 싶어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특정 직위 제안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사태로 번졌다.

신 후보는 “정무부지사직 제의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박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선거가 1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양측의 후보 매수 공방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의혹 수준에 머물던 후보 매수설은 바른미래당 충북도당이 지난 30일 “양보한 후보를 일종의 런닝메이트(정무부지사)로 한다”고 돼 있는 박 후보 측이 제시한 문건을 폭로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여기에 신 후보도 3일 기자회견에서 “박경국 후보가 정무부지사 직을 직접 제안하며 (자신의 후보직) 사퇴를 종용했다”고 폭로하면서 신빙성을 보탰다.

그는 “사건 발생 전 박 후보와 세 차례에 만났고, 두 번째 만난 지난 5월 17일 청주시 분평동 한 일식집에서 (박 후보가) 경제부지사와 정무부지사 용어를 혼용하며 (후보직) 양보를 설득해 왔다”고 주장했다.

반격에 나선 박 후보는 “(후보 매수설 보도가 나온 이후) 사건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직접 만나자는 요구에 따라 신 후보와 몇 차례 수동적인 만남을 가졌다”며 정치 공세라는 주장으로 맞섰다.

그는 “저는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눈 것일 뿐 사퇴를 전제로 했다거나, 매수를 시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거듭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두 후보의 정면충돌로 야권 후보단일화는 무산된 분위기다.

후보매수 진위를 둘러싼 이전투구 공방으로 번졌고, 정치생명이 걸린 진실게임 양상으로 흐르면서 후보 간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야권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어려운 선거인데 후보들이 의미 없는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어 답답하다”며 “보수표 결집이나 부동층 잡기도 어렵게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선거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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